지난 5월 10일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2500여 명이 이례적으로 집회와 행진을 벌여 사측에게 성과금 지급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사측은 노조가 제시했던 지급 기한인 5월 14일 약속한 성과금의 대부분을 하청 노동자들에게 지급했다!

사측은 1차 하청 노동자들에게 약속한 성과금의 80~90퍼센트가량을 지급했다고 한다. 이는 노동자들의 대규모 행동의 성과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지회)는 남은 성과금도 온전히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성과금을 업체별로 다르게 지급했는데 하청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려는 속셈도 있기 때문이다.

애초 사측은 1차 하청에게만 성과금을 지급하기로 정규직 노조와 합의했다. 그러나 거통고지회는 1차 하청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물량팀, 일당직, 이주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성과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거통고지회와 정규직 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런 요구들을 내걸고 5월 16일 2차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5월 10일 집회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와 힘을 보여 줬다. 거통고지회 김동성 지회장은 당시 경험을 생생하게 말했다.

“현장 선동을 하면 끓어오르는 분위기는 느껴졌지만, 첫 집회라 얼마나 올지 알 수 없었습니다. 반응이 너무 뜨거우니까 ‘이거 잘 하면 400~500명 나오겠다’ 싶긴 했죠.

“그런데 집회 시간(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한 20명 정도가 왔습니다. 그들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속속 앉는 겁니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쭈뼛거리지 않고 바로 앉는 겁니다. 

“집회를 시작하니까, 사방에서 사람들이 왔어요. 멀리에서 일하는 사람들, 밥 먹고 온 사람들이 계속 붙었습니다. 결국 엄청 넓은 광장이 거의 꽉 찼습니다. 2000명이 넘은 거죠.”

5월 10일 조선소에서 행진하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 ⓒ출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노동자들은 집회가 끝나도 상당한 규모가 남아 행진을 했고 사측을 압박했다.

“집회가 끝나고도 행진에 참여한 인원이 500~600명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처음 행진해 보니, 감동받고 가슴이 터질 거 같다’고 했습니다. 이러니까 얼마나 재미있었겠습니까. 현장에 일하는 동료들에게 선동도 하고요. 

“본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요구안을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측이 안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얘들이 쫄아서 안 나온다. 우리가 직접 들어가자’ 해서 전체가 다 같이 본관에 들어갔습니다.

“수백 명이 본관 안에서 구호를 외쳤습니다. 그러자 상무가 직접 요구안을 받았습니다.”

폭발한 불만

이번 투쟁의 배경에는 조선업 구조조정 속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당한 임금 삭감이 있다. 이런 불만 때문에 사측은 정규직 노조와 올해 4월 말까지 성과금을 주기로 약속했지만, 지급 기한을 넘겼던 것이다. 그러자 불만이 터졌다.

지난 3월에도 파워그라인더 하청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여 임금을 인상했고, 지난해에는 비정규직 식당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파업을 벌여 성과를 냈다. 이런 투쟁의 전진이 하청 노동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 정규직 노조인 대우조선지회와 거통고지회는 이번 투쟁을 함께 준비했다. 정규직 활동가들이 출근·퇴근 홍보전, 점심시간 홍보전 등에 참가했고, 많은 양의 대자보와 유인물도 냈다. 정규직 노조와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연대도 하청 노동자들에게 힘을 줬을 듯하다.

거꾸로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규직 활동가들에게도 힘을 주고 있다. 한 정규직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대우조선은 어디를 가도 좋습니다. 하청 노동자들이 들썩이고 있고, 해고된 청원경찰 노동자들도 투쟁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 전체가 ‘으쌰으쌰’ 분위기입니다.”

이런 기운이 대우조선 민영화 반대 투쟁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다른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들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거통고지회는 투쟁을 전진시키고 노조 조직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거통고지회 김동성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더 나아가 기본 일당(기본급)을 올리는 투쟁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 집회에서 연락처를 남긴 노동자만 수백 명입니다. 이제 직접 노조 가입서를 받으려고 합니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성과가 투쟁과 조직화의 전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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