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는 가짜 정규직화!” 5월 17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직접고용 촉구 기자회견 ⓒ제공 한국도로공사 정규직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한국도로공사가 불법파견 용역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지 않고 자회사로 전환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이를 승인하면서 면죄부를 주고 있다.

전국 톨게이트 300여 곳에서 근무하는 요금수납원 6000여 명은 용역업체에 간접고용 돼 있다. 이 노동자들은 2009년까지 직접고용으로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용역업체 소속이 됐다. 이후 2~3년마다 재계약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후 노동자들은 [한국도로공사가 사용자라는]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진행했고 2015년 법원은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2017년 2심에서도 승소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끈질기게 상고했다.

그러더니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자회사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개별 노동자들에게 “노조측이 승소하더라도 자회사에 잔류하겠다는 내용”의 자회사 전환 동의 서명을 받았다. 불법파견이 확정돼도 직접고용을 어떻게든 피해 보려는 속셈이다.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 강행에 반발하며 투쟁해 왔다. 민주노총(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과 일부 한국노총 노동자 2000여 명이 자회사 전환에 반대해 수개월간 투쟁했다.

그런데 도로공사 측은 국토교통부에 수납원 6000명 모두가 자회사에 동의했다고 허위 보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자회사를 승인했고 기재부도 자회사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가 나서서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을 뒤집고 있는 것이다. 정부 기관들이 도로공사의 뻔한 거짓말을 모를 리 없을 텐데 말이다.

이것은 직접고용의 회피 수단이 된 자회사 전환을 이제 불법파견 면죄부로도 이용할 수 있음을 공표하는 꼴이다.

정부의 승인에 탄력받은 도로공사는 자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월 1일 31개 톨게이트영업소를 자회사로 전환하고, 7월 1일에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회사에 반대하는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는 5월 17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도로공사를 비판했다.

“3분의 1이 넘는 수납원들이 자회사에 반대하며 싸우고 있는데 도로공사는 일방적으로 자회사로 전환하려 합니다. 지금도 수납원들은 최저임금도 못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1~2년 일하고 해고되지 않는 인간다운 삶을 바랍니다. 수납원의 외침을 듣고 직접고용 해야 합니다.” (박순향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장)

도로공사는 자회사에 반대하는 2000명에게서 요금수납원 업무를 빼앗고, 도로정비, 조무원, 시설관리 기간제로 계약할 수도 있다며 뻔뻔하게 나오고 있다. 더 나쁜 조건을 강요받기 싫으면 자회사에 동의하라는 식이다.

“[사측이] 영업소마다 돌아다니며 자회사 서명 안 하면 기간제로 고용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수년간 잘못된 용역 계약으로 피해를 봤습니다. 이강래 사장에게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수납원 노동자를 직접고용 하십시오.” (유창근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영업소지회장)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6월 1일부터 자신이 원래 일하던 영업소로 출근하는 투쟁을 전개하려 한다.

도로공사는 이것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며 협박한다. 하지만 수년간 불법파견으로 위법을 저질러 온 건 도로공사다.

도로공사와 정부는 자회사 추진과 승인을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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