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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1호기 아찔한 사고:
안전한 핵은 없다, 핵발전소 폐쇄하라

안전한 핵은 어디에도 없다 “기강 해이”가 아니라 “탈원전 정책의 해이”가 사고를 낳았다 ⓒ이윤선

지난 5월 10일 전남 영광에 있는 핵발전소 한빛 1호기에서 사고가 났다. 불과 1분 만에 열 출력이 기준치의 5퍼센트를 훌쩍 넘어 18퍼센트로 치솟았다. 체르노빌 사고도 출력을 제어하지 못해 일어났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출력이 기준치를 넘으면 즉시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기고 12시간 이후에야 발전을 멈췄다. 사고를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심을 살 만하다.

한수원은 제어봉 가동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진작에 발견하고도 무리하게 운전을 강행했다. 심지어 면허도 없는 작업자에게 제어봉 운전을 맡겼다.

그런데도 한수원은 안전 설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번 일이 큰 사고로 번질 위험은 없었다며 큰소리 치고 있다. 그러나 안전 기준이 깐깐하다던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사고가 났듯, 핵발전의 안전을 보장할 방법은 없다.

이번 사고는 결코 어쩌다 일어난 일이 아니다. 한빛 1호기는 1986년 가동 이후 현재까지 사고·고장이 총 45번 벌어졌다. 올해 1월과 3월에도 불꽃이 튀고 연기가 나는 등의 사고가 잇달았다. 노후한 한빛 1호기 외에 다른 핵발전소에서도 알려진 사고만 매년 10건 이상이다. 건물 안쪽 철판이 녹슬고 구멍이 났는데도 폐쇄하지 않고 땜질해서 사용하고 있는 발전소들도 여러 개다.

자유한국당과 보수 언론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사고를 낳았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이 종사자들의 “기강 해이”로 이어졌다(자유한국당 김성태)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문재인의 탈핵 공약은 후퇴하다 못해 반대로 가고 있다. 중단하겠다던 신규 핵발전소 다섯 개(신고리 4, 5, 6호기, 신한울 1, 2호기)는 모두 계획대로 건설 중이다. 올해 초 민주당 중진 의원 송영길은 공사에 본격 착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단하기로 했었던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 재개 가능성도 언급했다.

결국 올해 핵발전소 가동률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고, 2027년까지 핵발전 비중은 늘어날 예정이다. 이게 무슨 ‘탈핵’인가?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들은 탈원전 정책 때문에 관련 기업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며, 핵발전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인다.

평범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기업 돈벌이 챙겨 주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설령 핵발전 기업이 진짜 위기에 처했다 할지라도, 핵발전을 더 부추기는 게 아니라 그 기업들을 국유화해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게 일자리도 지키고 환경 문제도 해결하는 올바른 대안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핵발전을 늘리자는 말도 있지만, 이는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더 큰 화를 키우는 일이다.

아찔한 사고를 겪고도 탈핵 약속을 배신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핵발전소를 전면 폐쇄하고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