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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쫓아낸 반란

볼리비아에서는 3년 동안 대중 운동이 두 명의 대통령을 권좌에서 쫓아냈다. 농민·노동자·학생 들이 라 파스, 수크레 등 대도시들에서 힘을 결집하고 의지를 과시하자, 카를로스 메사가 6월 6일에 사임했다.

진정한 적은 2003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볼리비아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세계 자본은 메사와 그의 전임자를 가장 신뢰했는데, 볼리비아의 주요 천연 자원인 석유와 가스를 차지하기 위해 그들에게 압력을 넣었다.

1999년에 세계 자본이 눈독을 들인 것은 물이었다. 벡텔 같은 거대 사기업들이 전국적인 물 공급을 지배하려 했다. 2005년에는 영국가스와 스페인 석유기업 렙솔이 볼리비아의 가스를 지배하고 싶어했다.

6년 전에 아래로부터의 대중 운동이 물 사유화를 저지했다. 코차밤바의 대중 반란이 다국적기업들을 몰아냈다. 지금은 선출된 관리위원회가 물을 배급한다. 그 승리는 라틴 아메리카의 빈국들에서 새로운 저항 운동이 시작됐음을 뜻했다.

투쟁은 여러 전선들로 확대됐다. 수자원 다국적기업들을 성공적으로 몰아낸 연합체는 볼리비아의 석유와 가스를 국유화하기 위한 새로운 연합체를 주도했다.

그와 동시에, 원주민 권리 획득 투쟁의 전투성이 새로운 수준에 이르렀다.

2003년 9월에 이 두 세력이 단결하자 정부는 끔찍한 폭력을 휘둘렀다. 60여 명이 살해당했다. 그러나 투쟁은 계속됐고, “그링고”[미국인]이라는 악명을 얻었던 대통령 로사다가 물러났다.

그의 후임인 카를로스 메사는 가스 관련 국민투표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는 가스 산업을 국유화할 마음이 없었다. 그는 다국적기업들과의 협정을 파기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지난 3월에 볼리비아 의회는 다국적기업들이 지불하는 18퍼센트의 사용료(로열티)에 32퍼센트의 세금을 추가 부과하는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운동의 요구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그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려 했던 메사에게도 큰 부담이었다.

5월 중순에 대중 운동은 정치권의 권모술수에 염증을 느꼈고, 새로운 저항 운동이 국유화라는 간명한 요구를 걸고 등장했다.

엘 알토는 원주민 인구가 1백만 명이고, 수도 라 파스보다 약 3백 미터 높은 고원지대다. 그 곳에서 일어난 무기한 파업은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음을 뜻했다. 이 지역 주민들의 조직된 저항의 역사는 오래됐다.

그들의 대다수는 볼리비아노총(COB)의 핵심 기반이자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영웅적인 투쟁이 벌어졌던 폐광 지역 출신들이었다.

그와 동시에, 그들은 펠리페 퀴스페가 이끄는 아이마라[페루와 볼리비아의 인디오] 권리 운동의 중심이었다. 아이마라는 볼리비아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지금 엘 알토는 또다시 전국적인 운동의 중심이다. 그러나 2003년과 2005년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었다. 이번에는 COB와 노동조합들, 특히 교사 단체들이 학생, 주택조합, 지역사회 단체를 포함하는 광범한 동맹의 주축이다.

위기가 심화하자 차파레 코카잎 재배농들의 지도자 에보 모랄레스가 점점 더 중요한 구실을 하기 시작했다.

모랄레스는 MAS(사회주의운동당)의 지도자이고, 물 사유화 전투를 이끌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됐다. 그는 2002년 대선에 출마해 2위(22퍼센트)를 차지했다.

그러나, 모랄레스는 그 뒤 중앙 정치무대로 옮아갔다. 그는 국유화 요구를 거론하지 않았고, 50퍼센트의 로열티를 물리자고 주장했다. 그리 되면 더 많은 돈이 정부 금고로 들어갈지는 몰라도 자원 통제권은 다국적기업들의 수중에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자, 5월 말에 가톨릭 교회가 원주민 요구들, 제헌의회, 지방자치를 놓고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것은 타협안이었다. 그리고 모랄레스는 타협안을 지지했다.

사실, 그것은 운동의 명확한 요구를 훼손하는 것이었다. 예컨대, 지방자치는 무해한 요구처럼 들리지만, 그것은 많은 가스가 발굴될 예정인 산타 크루스를 중심으로 한 볼리비아 동부 지방에 대한 기업주들의 강력한 이해관계에서 비롯한 것이다.

모랄레스에게 중요한 문제는 차기 선거 결과다. 그의 관심사는 중간계급 지지 기반이 약화되지 않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섬뜩하리만치 낯익은 느낌을 준다.

이것은 브라질 대통령 룰라와 아르헨티나 대통령 키르히너의 주장이기도 했다. 그러나 훨씬 더 극적인 것은, 대중 운동의 지지 덕분에 2000년에 에콰도르 대통령에 선출됐던 루시오 구티에레스의 처지였다.

구티에레스가 약속을 어기고 세계 자본과 거래하는 데 매달리자 거대한 대중 저항이 일어나 일주일 만에 구티에레스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카를로스 메사의 사임은 언젠가는 닥칠 일었다. 그를 상원의장 바카 디에스 ― 산타 크루스 경제인연합회의 중심 인물 ― 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대중적 반발 때문에 좌절됐다.

대법원장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가 새 임시 대통령이 됐다. 선거에 모든 희망을 걸면서 판을 깨지 않으려는 모랄레스 같은 사람들은 로드리게스를 친개혁파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볼리비아 운동은 오랜 기억을 갖고 있다. 지금 전국적인 시위와 저항에서 등장하는 슬로건은 단순명쾌하다.

첫째, 1조 5천억 세제곱미터가 매장돼 있다고 추정되는 천연가스의 국유화. 둘째, 그 부가 전체 볼리비아인들을 위해 사용되도록 보장해 줄 혁명적 민중의회.

민중의회는 한 달 동안 계속된 동원에 참가한 기층대중의 조직들에서 선출된 대표자들의 기구이다. 그것은 다른 종류의 권력과 국가를 뜻할 것이다.

누가 통제하든 간에 자본주의 정부는 생존 조건을 협상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이미 대통령궁의 새 주인들이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음을 봤다. 운동이 요구하는 민주주의는 사회주의 사회에 대한 혁명적인 비전이다.

그리고 그 씨앗들이 라 파스와 엘 알토의 거리에 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