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소년 김민혁 군과 그의 아버지에게 6월 11일은 매우 중요한 날이었다. 아직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아버지가 난민 심사 면접을 받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민혁 군은 연대에 힘입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김군의 아버지는 난민 불인정 취소 소송에서 패소해 쫓겨날 위기에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김군 아버지는 올해 2월 난민 지위 재신청을 했고 4개월만에 면접을 받게 됐다.

김군 아버지는 이날 “아들과 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심사를 받겠다”고 심경을 밝히고 면접 장소인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별관에 들어갔다. 김군은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별관 입구 앞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면접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군 아버지의 면접 일정이 알려지자 김군 부자에 대한 응원과 연대가 이어졌다. 전교조는 논평을 내 “배움의 과정에 있는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가족이 강제 분리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당국의 전향적 결정과 배려가 있기를 촉구”했다. 난민과함께공동행동과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주공동행동)은 각각 성명서를 내 김군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촉구했다.

정의당도 6월 12일 대변인 현안 브리핑에서 “아직 미성년자인 김군을 한국에 홀로 남도록 만드는 건 아동학대나 마찬가지다 … 김군 아버지의 생명도 달려 있다”며 “긍정적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군이 별관 앞에서 자리를 지키는 동안 지지방문도 이어졌다. 난민과함께공동행동은 불과 며칠 만에 1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김군 아버지 난민 인정 촉구 인증샷을 받았다. 이를 담은 큰 현수막을 들고 별관에 들어가는 김군 아버지를 응원했다. 한국디아코니아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목사들과 전교조 교사들 등이 방문해 격려했고,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강동지회는 꽃바구니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해 김군의 난민 인정을 도왔던 친구들도 다시 나섰다. 김군 아버지 면접 하루 전인 10일 김군의 친구들 4명이 법무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작게는 민혁이 아버님을 위해서고 크게는 이 같은 가혹한 난민심사시스템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라며 이번 일의 의의를 밝혔다.

김군 아버지 면접 하루 전인 6월 10일 김군의 친구들이 법무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임준형

이날 오후 1시 반쯤 시작된 김군 아버지 면접은 6시를 넘겨서야 끝이 났다. 심사관들은 김군 아버지가 처음 한국에 온 1988년부터 매해의 행적을 일일이 따져 물었다고 한다. 자신들의 부패·비리를 밝히는 데는 소극적인 법무부가(난민 심사는 법무부 소관이다) 박해를 피해 자식과 함께 살기를 바랄 뿐인 난민은 의심 가득한 눈으로 심사한 것이다.

또한 종교적 신념을 검증하겠다며 첫 난민 신청 때와 마찬가지로 종교 지식들을 질문했다고 한다. 심지어 성경의 각 복음서가 언제 작성된 것이냐는 질문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린 자식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은 것만 한 ‘사랑의 실천’이 또 있을까?

김군 아버지의 난민 심사 결과 발표는 약 2주 후로 예상된다. 정부는 김군 아버지를 반드시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

지지방문 온 전교조 교사들 ⓒ임준형
지지방문 온 한국기독교협의회(NCCK) 목사들
지지방문 온 이주공동행동과 한국디아코니아 목사가 난민과함께공동행동이 제작한 지지 인증샷 배너를 함께 들고 있다
김민혁 군과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강동지회가 보낸 응원의 꽃바구니 ⓒ임준형
난민 심사 면접이 끝나고 서로 포옹하는 김군 부자 ⓒ임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