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 원하청 공동총투표에 하청 노동자 2200명 참가
—
투쟁과 조직 확대로 이어져야
〈노동자 연대〉 구독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현대중공업지부와 사내하청지회는 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6대 하청 노동자 요구안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하청 임금 25퍼센트 인상, 차별 완화
이번 투표에 약 1만 명의 하청 노동자 가운데 2209명이 참가했고, 압도 다수인 2188명
이번 결과는 하청 노동자들의 불만이 크다는 점을 보여 준다.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수년간의 구조조정으로 수만 명이 강제로 쫓겨났고 임금 삭감과 노동 조건을 악화에 시달렸다. 또,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차별에도 시달렸다.
최근에는 하청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조금 회복된 점도 있었다. 물량이 늘어나면서 숨통이 트였고 올해 초 하청노동자 임금 체불 투쟁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면서 일부 하청 노동자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나 정규직 노동자들의 주총장 점거 투쟁도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현대중공업지부와 정규직 활동가들은 이번 투표를 지원했다. 하청 노동자들과 정규직 활동가 수백 명이 모여 오토바이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또, 투표 기간에는 정규직 활동가들이 자원해 각 투표소 운영을 지원했다. 나도 한 곳을 맡아 투표소를 운영했다. 특히, 정규직 활동가들은 자발적으로 투표소 근처에서 하청 노동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활동을 했다.
이런 분위기는 뜬금없는 것이 아니다. 요즘 원하청 단결이 강화되는 분위기가 있었다. 올해 초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 반대 투쟁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법인분할 저지 투쟁 때는 일부 하청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번에 쟁의행위 찬반 투표와 ‘과거 해고자 청산 결정 취소’ 투표도 함께 진행했다. 각각 86.98퍼센트, 68.32퍼센트 지지로 가결됐다. 1사1노조가 된 이후 처음으로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도 함께 투표에 참가했다.
이번 결정은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를 보여 줬다. 해고자 청산은 2002년에 온건파 집행부가 해고자 문제를 재론할 수 없도록 ‘청산’하겠다고 사측과 합의했던 잘못된 결정인데, 이번에 바로잡을 수 있게 됐다. 이는 노조가 앞으로도 해고 등 사측의 탄압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방어해야 한다는 열망을 보여 준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
사내하청지회는 이번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한 주간 하청 노동자 조직화 사업을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규직 활동가들이 적극 연대해야 한다.
높은 지지로 통과시킨 요구안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실질적으로 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조직화를 효과적으로 하는 데서도 꼭 필요한 과제다.
사실 투표는 2200여 명이 했지만 하청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은 더 어려운 과제이다. 사측이 고용이 불안정한 하청 노동자들의 조건을 이용해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현대중공업지부가 1사1노조를 통과시키고 노조 활동으로 해고된 하청 노동자 생계비 지급 규정도 만들었다. 그런데 그 후 1년 동안 하청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은 획기적으로 늘지 못해 왔다. 이번에 조직화 캠페인을 적극 하고 있지만, 하청 노동자들에게 큰 신뢰를 주기에는 부족하다. 그간 현대중공업지부가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제대로 벌이지 못했고, 하청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노동조건이 후퇴할 때도 실질적인 방어 투쟁을 건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청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을 함께 해 나가면서 노조의 필요성과 비전을 보여 줘야 한다.
지난 17일 현대중공업의 물량팀
하청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하청 총투표 결과가 보여 준다. 이런 하청 노동자들의 불만을 모으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투쟁 속에서 조직이 확대되고 또 단단해지는 일이 꽤나 자주 있다. 이번 투표에서 나타난 하청 노동자들의 열망이 투쟁과 조직화로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