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은 한국인사행정학회에 의뢰해 ‘공무원연금의 공적강화 교섭 결과 비판적 검토 및 공무원연금 복원 가능성 연구(이하 연구보고서)’를 작성했고, 이에 대한 보고회를 7월 23일 열었다.

공무원노조가 이 연구용역을 의뢰한 목적은 2015년 공무원연금 개악으로 생긴 문제점을 확인하고 원상회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보고된 연구보고서는 2015년 공무원연금 개악을 지지한다. 2015년 개악으로 정부 보전금이 향후 30년간 185조 원 절감될 가능성이 크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이 크게 개선됐는 것이다. 또, “개혁 여론 형성 및 공감대 위에 국회 주도로 개혁이 추진”됐다며 당시 연금 개악을 주도한 ‘국민대타협기구’를 높게 평가했다.

게다가 연구보고서는 바람직한 연금 개혁의 사례로 독일·일본·미국 경험을 소개한다. 그러나 그 나라들의 연금 ‘개혁’은 개악이었다. 이 때문에, 보고회에 참가한 노동조합 간부와 활동가들은 노조가 의뢰한 연구용역인데 정부의 연금 개악 보고서 같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사실상 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인사행정학회가 이런 결론을 낸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한국인사행정학회 웹사이트에는 주무관청이 인사혁신처라고 버젓이 소개돼 있다. 그리고 사실 공무원연금 문제에서 이 나라 지배자들의 견해차는 여야를 막론하고 거의 없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악 과정에서 민주당이 한 구실을 보라. 민주당은 집권 시절에도 연금 개악을 강하게 추진한 바 있다.

따라서 아무리 공무원노조가 연구를 의뢰했다 해도 이런 학회가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결론을 내리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학회에 연구를 의뢰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

상향 평준화

연구보고서는 공무원연금의 세대 간 형평성을 문제 삼아 더 한층의 개악을 주문한다. 

공무원연금의 세대 간 형평성 문제가 시작된 것은 2009년 공무원연금 개악 때였다. 당시 개악으로 2010년도 신규 입사자부터 연금 수급 연령이 65세로 대폭 늦춰지고, 유족 연금은 70퍼센트에서 60퍼센트로 축소됐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악은 이를 기존 재직자로까지 단계별로 확대한 것이다. 연금 수급 연령은 1996년 이후 임용자부터 퇴직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61~65세까지 늦춰졌고, 유족 연금은 모두 60퍼센트로 하향 통일됐다.

당시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악 논리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이었다. 그렇게 공무원연금을 깎아 놓고는,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이 대폭 개선되었다”며 높게 평가했다. 실제 공무원연금의 연금수익비가 2.08배에서 1.48배로 떨어졌는데, 이는 국민연금 연금수익비 1.5배와 동일한 수준이다. 연금수익비는 납부한 돈에 견줘 받는 돈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그러나 형식적 형평성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노인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서는 ‘용돈’이라고 불리는 국민연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 이와 반대로, 2015년 공무원연금 개악은 공무원연금을 깎아 하향 평준화했다. 우리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둘 다 올려 평준화하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공무원들 사이 세대 간 형평성 문제 해결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상향 평준화의 방식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연구보고서는 하향 평준화를 부추긴다.

공무원노조는 이번 연구보고서를 폐기하고, 노동자들의 노후를 실질적으로 지킬 수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 요구를 채택해야 한다. 이런 요구를 정부 산하 기구나 계급 중립을 내세우면서도 사실은 정부와 기업주 편을 드는 연구소들에 의뢰해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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