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책임져라 비정규직 정규직화 예산을 왜 기존 노동자 주머니에서 떼가나? ⓒ출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철도노조가 파업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노조(지하철 1~8호선)도 10월 16일 파업을 예고했다.

파업에 나서는 다른 노조와 마찬가지로, 서울지하철 노동자들도 임금과 인력 문제에 불만이 많다. 그간 정부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사측 모두 임금을 억제하고 인력 충원은 최소화하는 데 혈안이었다.

노동자들은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 통합 과정에서 임금과 노동조건이 개선되길 바랐지만, 두 공사의 통합은 이런 방향으로 추진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중복 인력을 줄이겠다며 정원 1000여 명을 감축했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4조2교대를 5년째 시범 실시하고 있지만, 마땅히 병행돼야 할 인력 충원은 거의 되지 않았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강화된 노동강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측은 기존 인력을 더 쥐어짜려고만 한다.

노동자들은 부족한 인력을 메우느라 휴일 근무 등 초과노동에 시달려 왔는데, 사측은 노동자들이 초과근로 수당을 너무 많이 받아 가는 게 문제라며 노동자들을 비난했다. 특히 지하철 기관사들이 이런 공격의 표적이 됐다. 특정 노동자 집단이 임금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는 논리를 펴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서로를 향하게 하려는 비열한 시도다. 

박근혜의 임금 억제 계승한 문재인

노동조건 악화로 불만이 큰 상황에서 사측은 임금 억제까지 하고 있다.

새로 채용한 청년 노동자들에 줄 임금이 부족하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을 올려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이런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완전히 부당하다. 이미 고령 노동자의 임금을 깎아 신규 노동자의 임금을 대는 임금피크제 때문에, 고령 노동자들은 퇴직 전 2년간 임금 30퍼센트가 삭감된다.(심지어 서울교통공사는 기존에도 정년이 60세여서, 임금피크제 도입 후 정년 연장도 없이 임금만 깎였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로 마련한 돈으로 신규 노동자들의 임금을 대는 것은 금방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노동자가 줄어드는 한편, 신규 노동자들은 근속이 올라가 임금이 오르면 부족분은 더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32억 원이 부족해 결국 다른 노동자들의 임금 몫으로 이를 메웠다. 그만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은 억제됐다. 올해도 42억 원이 부족하다며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이 액수는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는 임금 삭감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정부나 서울시는 이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다른 노동자에게 부담을 떠넘길 심산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의 ‘중장년과 청년 세대의 상생고용 모델’,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형 상생고용모델’은 생색내기 고용으로 포장된 임금 억제 정책이었다.(이런 점에서 당시 노조 지도자들이 정부 압박에 굴복해 임금피크제에 합의한 것은 큰 잘못이었다.)

문재인 정부도 임금피크제 폐지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사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임금 억제를 위해 임금피크제와 세트로 추진했던 성과연봉제를 직무급제로 이름만 바꿔 시행하려 한다.

따라서 지하철 노동자들이 부당한 책임 전가에 맞서 투쟁에 나선 것은 정당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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