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법원이 카탈루냐 독립 운동의 지도적 인사들에 중형을 선고한 것을 규탄하는 대규모 파업과 거리 시위가 카탈루냐를 휩쓸었다.

[2017년 독립 선언 당시]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이던 오리올 중케라스는 13년형을, 다른 인사들은 9~12년형을 받았다.

10월 18일 총파업으로 카탈루냐 대부분이 멈췄다. 소규모 노총 두 곳이 호소한 파업이었는데도 카탈루냐 노동자 상당수가 총파업 호소에 응했다. 같은 날 카탈루냐 주요 도시들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출처 Fotomovimiento(플리커)

[카탈루냐 수도] 바르셀로나에서는 50만 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했다. 사람들은 카탈루냐 도시들 곳곳에서 먼 길을 걸어서 바르셀로나에 모여들었다. 시위대는 바르셀로나에 진입하기 전에 20곳에서 도로를 봉쇄했다.

바르셀로나 항만·소방 노동자 등 조직 노동자들이 상당한 규모로 대표단을 꾸려 시위에 동참했다. 특히 항만·소방 노동자들은 2017년 카탈루냐 독립을 결정한 국민투표 당시 중요한 구실을 했다.

바르셀로나 근교 도시 헤로나는 전체 인구가 10만 명인 소도시인데도 시위대 약 4만 5000명이 거리를 행진했다.

학생

이날 총파업과 거리 시위는 그 전 1주일 간 벌어진 대규모 시위의 절정이었다. 학생들은 동맹 휴업을 하고 바르셀로나대학교, 카탈루냐폴리테크닉대학교, 헤로나대학교 등 카탈루냐 소재 여러 대학교에서 건물을 점거했다. 

카탈루냐 시위대는 홍콩 시위대의 전술을 차용해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을 점거했다. 항공편 수천 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경찰은 곳곳에서 시위대를 악랄하게 공격했다. 스페인 경찰 병력뿐 아니라 카탈루냐 치안수비대도 시위 진압에 나섰다.

공항 점거 시위에 나선 젊은 청년 한 명은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한 쪽 눈이 실명됐다. 경찰은 바르셀로나 거리에서도 과격한 진압에 나서, 연좌 시위 중이던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시위 참가자들을 폭행했다.

스페인 중도우파 정당 ‘시우다다노스’ 소속 우파 정치인 알베르토 리베라, 우파 정당 국민당(PP) 주요 정치인들은 시위대가 폭력을 유발했다고 비난하려 들었다. 그런 자들은 사회민주주의 정당 사회당(PSOE)의 스페인 중앙 정부가 카탈루냐를 다시 직접 통치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가증스럽게도 카탈루냐 자치정부 내무장관 미켈 부치는 경찰 폭력을 옹호하고 있다.

스페인 좌파 개혁주의 정당 포데모스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는 수감돼 있던 [이번에 중형을 선고받은] 독립운동 인사들에 대한 연대를 공공연히 표방해 왔지만, 이번에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들 [스페인] 법을 존중해 형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다.”

2014년에 포데모스를 창당하면서 “하늘 끝까지 쳐들어가자”고 선언하던 이글레시아스는 이제 흔적도 남지 않았다.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는 카탈루냐 시위에 ‘맞불 시위’를 조직했다. 이 때문에 특히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몇몇 곳에서 나치 깡패들이 시위대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런 나치들을 수수방관했고 시위대 공격에만 몰두했다.

그러나 카탈루냐 시위대는 고립된 것이 아니었다. 고무적이게도 카탈루냐 바깥에서도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바스크 자치주에서 벌어진 시위가 두드러졌지만, 마드리드·발렌시아·그라나다·세비야 등 스페인 주요 도시들에서도 상당한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상당수의 이들 시위에도 폭력적으로 대응했다.

11월 10일 스페인 총선이 열릴 예정이다. 최근 4년 새 네 번째 열리는 총선이다. 사회당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국민당은 지지율 5퍼센트 차로 뒤쳐져 있다. ‘복스’는 10퍼센트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카탈루냐에서 벌어진 운동은 오랜 침체 끝에 투쟁의 불꽃을 되살렸다. 이전의 독립 운동 때보다 훨씬 다양한 층의 사람들이 이번 운동에 참가하고 있다. 좌파는 계급을 가로질러 부치 같은 카탈루냐 우파와 선거 동맹을 맺는다는 이미 실패한 전략을 폐기하고, 독립 운동을 아래로부터의 근본적 사회 변혁 운동과 연결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그런 전략은 완전히 다른 카탈루냐 독립 전망을 열 것이고, 이 운동이 규모가 상당한 카탈루냐 거주 스페인어 구사 노동계급에도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