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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총파업:
퇴진한 독재 정권이 대선 조작으로 복귀하려는 시도에 맞서다

12월 6일 “투표를 거부하자”며 거리로 나온 알제리 시위대 ⓒ출처 @GhadaHamrouche

알제리에서 12월 12일로 예정된 대선에 항의해 파업과 시위가 분출했다. 대중 항쟁으로 퇴진한 독재자 부테플리카 일당이 다시 대선을 조작해 집권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8일부터 시작된 4일간의 총파업으로 티지우주·베자이아·부이라 등 수도 알제 인근의 도시들이 멈췄다.

이번 투쟁은 2월부터 시작된 항쟁의 최신 물결이다. 당시 20년간 장기 집권 중이던 대통령 압델 라지즈 부테플리카가 5선 연임을 시도하자 대중 항쟁이 분출했다. 알제리 공휴일인 매주 금요일마다 거대한 항쟁이 이어진 끝에 4월 부테플리카가 퇴진했다.

그러나 부테플리카 퇴진 후 알제리 지배자들은 부테플리카의 동생, 전 정권 총리 2명(12월 10일에 각각 15년형·12년형을 선고받았다) 등 인기 없는 몇몇 인물을 내치는 정도에 그치려 했다.

시위대는 만족하지 않았고 금요일 시위는 계속됐다. 시위가 멈추지 않자 봄·여름에는 알제리 전역에 휴교령이 내려져 모든 대학이 문을 닫기도 했다.

대선은 애초 예정됐던 4월에서 12월로 미뤄졌다.

그러나 이번 12월 대선도 알제리인들을 분개하게 했다. 선거에 총 23명이 후보 등록을 신청했지만 오직 5명만 후보로 등록됐고, 그들은 부테플리카 정부 때의 총리 2명과 문화부 장관, 관광부 장관, 여당 인사였기 때문이다. 야권·독립 후보들은 모두 등록이 거부됐다. 과거 정권 인사들이 대선을 조작해 다시 집권할 것이라는 시위대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부테플리카 퇴진 이후 실세로 떠오른 아흐메드 가이드 살라 알제리 육군참모총장은 선거 반대가 “조국에 반대하는 음모”라고 비난하며 투표 참가를 독려한다.

이에 항의해 시위대는 “투표를 거부하자!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고 외친다.

12월 6일 대규모 시위에 참가한 교사 파티하 벤다마네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선거는 부테플리카 정권 인사들을 재활용하는 것만 도울 뿐이다. 이런 자들이 정권을 잡으면 알제리 경제를 파괴한 똑같은 정책을 이름만 바꿔 되풀이할 것이다.”

이날 시위는 11월 1일 이후 최대 규모였다.

알제리 항쟁의 배경에는 빈곤, 불평등, 경제 위기가 있다. 알제리인 4명 중 1명이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고 있으며, 청년실업률이 공식 통계로만 28퍼센트에 달한다. 지배계급의 부패에 대한 분노도 광범하다.

알제리 지배계급은 기만적인 대선으로 대중의 분노를 무마하려 한다. 그러나 부테플리카 퇴진 이후 지배계급은 불안정한 처지다. 파업과 시위가 이어지고 대중 투쟁이 성장해 승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