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자원회수시설(이하 쓰레기 소각장) 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12월 6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다.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위해 파업 투쟁에 나선 마포 쓰레기 소각장 노동자들의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출처 전국환경시설 노조

쓰레기 소각장은 생활 쓰레기를 고온으로 소각해 쓰레기 양을 대폭 줄이고,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공공 환경 시설이다.

서울에는 쓰레기 소각장이 5곳에 있는데, 4곳(강남·마포·노원·양천)이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3년을 주기로 최저가 입찰 경쟁을 통해 위탁 업체를 선정하는데, 낮은 임금, 위험한 작업 환경, 장시간 노동, 위탁 업체의 인건비 착복과 부정부패 등 민간 위탁에 따른 온갖 폐해가 켜켜이 쌓여 있다.

다이옥신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매우 위험하다. 전국환경시설노조 김태헌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저희들은 서울시의 김용균이에요. 김용균 씨가 돌아가셨을 때 정말 우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마포 소각장에만 하루에 약 750톤의 쓰레기가 들어와요. 쓰레기가 잘 타도록 크레인으로 뒤섞고 넘치는 쓰레기를 직접 주워 담아요. 악취와 미세먼지가 장난이 아니에요. 수백 톤에 달하는 쓰레기에 뭐가 섞여 있는지 알 수도 없어요. 잿가루와 미세먼지 때문에 앞이 안 보일 정도예요.”

“쓰레기를 950도 이상 1100도의 고온으로 가열하면 여러 유해물질이 나와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비롯한 유해물질을 여러 번 정화한 후 굴뚝을 통해 배출합니다. 환경부는 대기환경을 위해 굴뚝 입구에 전광판을 만들어 유해물질 배출 허용 수치를 24시간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그런데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간에는 유해물질 측정 장치도 없고 측정해 본적도 없어요. 정화 과정에서 다이옥신, 일산화탄소,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된 독성 물질 등이 누출되고 있고 우리 몸에 그대로 쌓이고 있어 불안합니다.”

노동자들은 고온의 소각로와 관련 시설을 다루면서 화염과 뜨거운 열기에 직접 노출돼 부상을 입기도 한다. 김태헌 위원장의 생생한 설명은 충격적이다.

“뜨거운 소각로 때문에 작업장 곳곳은 열기로 가득해요. 소각로 상층에 모인 열기를 빼낼 수 있는 장치의 용량이 부족한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가 있어요. 그런데 돈이 든다고 설치를 안 해 줍니다. 노동자들이 화상을 입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작업하다 옷이 녹아 살에 들러붙어 옷을 떼다 살점이 떨어지기도 해요. 그냥 일반 티셔츠를 입고 일했거든요. 돈이 든다고 방화복·방열복을 안 줬어요.”

“우리가 투쟁을 한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방열복과 방화복이 지급됐어요. 그런데 방열복은 최소 12개가 필요한데, 4벌만 줬어요. 그래서 돌아가면서 입어야 해요. 방화복은 시범사업으로 1개씩 지급됐는데, 빨래하면 마를 때까지 이용할 수가 없어요.”

쓰레기를 직접 주워 담으며 각종 오물과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노동자들 ⓒ출처 전국환경시설 노조
노동자들은 쓰레기 소각 후 바닥재 등을 따로 모아 처리한다. 그러나 유해물질이 차단되는 안전 장비도, 미세먼지를 털어 낼 수 있는 에어부스도 없다 ⓒ출처 전국환경시설 노조
반팔 티셔츠가 노동자들의 일상적인 작업복이었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작업장에서 일하다 옷이 녹아 살에 붙으면 화상 피해가 더 커진다 ⓒ출처 전국환경시설 노조
올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1벌씩만 지급된 27만 원짜리 방화복 ⓒ출처 전국환경시설 노조

임금 착복

민간위탁 업체와 서울시는 노동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비용을 절감하고 쏠쏠한 이윤을 챙겼다.

김태헌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생산한 전기를 팔아 연간 55억 원의 최고 수익을 얻은 적도 있고, (연소되지 않는) 고철 덩어리를 판매해 마포 시설에서만 년간 5000만 원 정도 수익금을 남기기도 했어요.”

반면 노동자들의 임금은 턱없이 낮다. 서울시가 최저임금에 맞춰 임금 예산을 책정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3년마다 민간위탁 계약이 맺어질 때 임금도 신입사원 수준으로 떨어지고 퇴직금도 3년마다 강제로 정산 받아야 한다.

이런 열악한 조건을 바꾸려고 2017년 5월에 노조를 결성하고 첫 파업을 54일간 벌여 임금 인상을 얻어 냈다. 마포지부는 2018년 근속 수당도 쟁취했다.

그러나 여전히 민간위탁 업체들은 서울시가 임금으로 책정한 예산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파업 이후 서울시는 엔지니어링 협회의 노임 단가를 예산으로 책정하라는 요구를 수용해 임금 예산을 증액했다. 그러나 민간 업체는 서울시의 생활임금 기준으로(시급 1만 148원)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생활 임금은 엔지니어링 협회 노임 단가보다 월급이 무려 약 120만 원 정도 낮다. 민간 업체가 임금을 착복한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이런 행태를 묵인하며 나 몰라라 하고 있어 노동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런 문제는 민간위탁을 폐지하고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정부와 지자체들은 문제 해결을 외면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민간위탁 사용자들의 이익을 지켜 주기 위해 민간위탁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해 버렸다.

파업 투쟁

노동자들은 지난 파업 투쟁으로 4조3교대를 4조2교대로 바꿔 야간 근무 부담을 줄였다. 부족하지만 안전 장비도 지급받고 휴게실도 갖게 됐다. 올해 전국환경시설 노조는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고 일부 지부들이 임금 인상을 성취했다.

마포지부 노동자들은 월급 30만원 인상을 요구했는데, 사측은 오히려 임금 8퍼센트 삭감을 요구했다. 고작해야 생활임금 수준의 임금을 말이다.

게다가 사측은 조합원들을 업무방해로 고소를 한 것은 취하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사측은 조합원 13명을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노동자들은 당연하게도 원청인 서울시가 나서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존중특별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는 서울시에게 노동자들의 안전을 강화하고 처우 개선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뿐만 아니라 쓰레기소각시설은 환경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공공 시설인 만큼 서울시가 책임 있게 직접 운영해야 한다.

파업 20일이 넘어섰지만 아직 노동자들의 투지는 꽤 높다. 임금 협상이 먼저 타결된 다른 지역의 조합원들도 매일 서울시청 앞 집회에 연대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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