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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절망의 악순환

다음은 지난 7월 7일 런던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사건에 대해 영국사회주의노동자당(SWP)이 낸 성명이다. [ ]안의 말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함께〉 편집자가 덧붙인 것이다.

중동에서 수많은 이의 목숨을 앗아갔던 고통·절망·폭력의 끔찍한 악순환이 지난주 이 나라에서도 발생했다. 50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참혹한 죽음을 당했다.

우리는 죽은 사람, 부상당하거나 실종한 사람, 그리고 이번 만행의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들 모두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만약 토니 블레어가 택한 길을 영국 정부가 계속 따라간다면, 불행히도 무고한 사람의 희생은 이들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런던 폭탄 테러의 범인이 밝혀지기 전부터 무슬림에 대한 공격이 발생해서 노팅엄에서 카말 라자 부트가 살해당했고, 이슬람사원에 대한 공격이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공격이 이 정도로 그친 것은 대중적·다인종적 반전 운동이 만들어 낸 분위기 덕분이었다.

어떻게 평범한 요크셔 출신의 네 남성이 런던에서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하게 됐을까? 블레어와 부시는 그들을 ‘우리식 문명’과 전쟁을 벌이는 야만인에 불과한 것으로 여긴다. 그들은 이번 테러를 정치적으로 설명하려는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함으로써 이슬람이라는 특정 종교의 추종자들을 사람들이 비난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이 네 청년은 블레어 정부가 ‘자폐적’ 공동체라고 모욕적으로 부른 곳에서 고립돼 살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아부 그라이브 감옥 학대 사진을 보았을 것이다. 그들은 침략 전쟁 때문에 10만 명의 이라크인들이 죽음을 당한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영국 사람들이 대부분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 것도, 우리가 뽑은 대표들이 이런 정서를 대변하지 않은 것도, 그리고 블레어 정부가 거짓말을 했는데도 대가를 치르기는커녕 우리를 기어이 침략 전쟁에 끌어들인 것도 보았을 것이다.

그들은 1991년 걸프전쟁 당시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50만 명의 이라크 아이들이 서방의 경제 제재 때문에 죽는 기간 동안 성장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죽거나, 부상을 입거나 굴욕을 당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았을 것이다. 그들은 영국 정부 각료들이 아리엘 샤론의 이스라엘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을 들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중 잣대에 분노했을 것이다.

그들은 이 나라에서 9·11 이후 발생한 반무슬림 반동을 겪었을 것이다. 그들은 블레어 정부의 한 각료가 무슬림들은 길거리에서 검문·검색 받는 것에 익숙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류 정치인들이 파시스트인 영국국민당(BNP)에 영합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도 우리처럼 분노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절망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지난 1백50여 년 동안 일부 극단적 청년들이 그랬던 것처럼, 무고한 사람들에게 똑같은 종류의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세계의 폭력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재앙적 착각에 빠졌다.

1960년대 북아일랜드 가톨릭 빈민가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정의를 바랐지만 무시당했고, 폭력적으로 억압당했다. 그 중 일부는 테러주의로 향했다.

블레어 정부가 그 동안 도입했거나, 지금 도입하려 하는 억압 정책들은 불만과 고통을 더 많이 만들고 또 다른 테러 활동을 불러올 것이다.

영국 군대가 하루라도 더 이라크에 주둔할수록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영국인을 학살 점령과 연관된 존재로 볼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진다. 그들의 경찰이 십여 명을 뜨거운 트럭화물칸에 가둬 죽인 이라크의 미국 꼭두각시 정권을 지지함으로써 블레어는 이 나라[영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위험하게 만들었다.

국내외에서 극적인 정책 전환이 있어야 한다.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하는 것은 테러를 낳는 고통의 바다를 없애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때문에 테러의 위협이 하루아침에 종식되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반전 운동은 무슬림과 비무슬림 들에게 부시와 블레어가 만든 전쟁과 절망의 악순환에 맞설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이제 자신의 일터·대학·학교·지역에서, 그리고 전쟁저지연합이 조직한 추모집회에서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 우리는 이슬람혐오주의, 국내의 억압적 정책들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점령군을 즉각 철수하라고 주장해야 한다.

이 기사를 읽은 후에 “런던 자살폭탄 공격은 서방의 중동 정책이 낳은 결과다”를 읽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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