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금) 오후 3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가 주최한 “안전대책 마련! 실적 제도 폐지! 임단협 체결!을 위한 서울지부 집중 집회”가 서울 시청 앞에서 열렸다. 서울 도시가스 안전점검원 여성 노동자(공공운수노조 서울도시가스분회와 예스코분회) 70여 명을 포함해 100여 명이 모였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대학사업장 분회 노동자들, 노동자연대, 비정규직 이제그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속 활동가도 함께 참가했다.

2월 14일 서울 도시가스 안전점검 노동자들이 서울 시청 앞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전주현

여성 노동자들은 오전부터 원청인 서울도시가스와 예스코 본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인 뒤 오후 3시 시청 앞 집회에 집결했다. 

노동자들은 고객센터에서 일하지만, 업무 지시는 공급사가 하고, 임금 결정은 서울시가 한다. 이런 외주화 구조 속에서 사용자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겨왔다. 노조는 지난해 7월부터 개별 고객센터와 단체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고객센터는 사실상 권한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해 1곳을 제외한 모든 센터에서 교섭이 결렬된 상태다. 

김효영 예스코 분회장은 실적 제도 폐지와 1인당 점검 세대수 축소의 필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저는 정말 제대로 안전점검을 하고 싶어서 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입사했을 때, 5천3백34세대를 점검하라고 배정받았습니다. 힘들었지만 내가 가스 사고를 예방하고,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도, 예스코 원청도, 센터장도 안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로는 ‘안전, 안전’ 하면서 6개월에 1명이 5천 세대를 점검하라고 배정해놓으면 어떻게 제대로 된 안전 점검이 가능합니까? 안전 점검뿐 아니라 고지서 송달, 계량기 검침까지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공급사와 센터는 전염병 사태에도 실적을 압박하며 산재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도 점검원들은 하루에 수십·수백 세대를 돌아다녀야 했다. 노동자들이 서울시에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전까지는 마스크 지급도 없었다. 노동조합이 항의하자 안전 점검이 2주간 중단됐지만, 6개월 내에 맞춰야 하는 실적율과 점검 세대수는 그대로다.

여전히 위험을 무릅쓰고 점검 업무를 하는 점검원들이 있다. 이는 노동자들뿐 아니라 서울 시민에게도 위험한 일이다.

2인1조

인력 충원과 안전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서울도시가스분회 김윤숙 분회장이 조합원들이 겪은 성희롱, 폭언 등을 토로하며 안전 대책으로 2인 1조 도입을 요구했다. 

원청인 공급사와 서울시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인력 충원과 2인1조 도입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공급사들은 어마어마한 수익을 내며 배당금 잔치를 벌였다. 서울도시가스는 2019년 한해 동안에만 주주들에게 약 68억 원을 배당했고, 회장 김영민 오너일가가 4년간 받아간 주식 배당금만 1백7억 원이다. 왜 이 돈을 인력 충원과 안전 대책 마련에는 쓸 수 없는가?

연대 발언을 한 노동자연대 전주현 활동가는 2인1조, 인력충원 등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를 지지했다. 그리고 ‘서울시를 안전특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직접 공급사에 인력 충원을 지시하라고도 말했다. 

조합원들과 연대단체 활동가 1백여 명이 모였다 ⓒ오수민

김윤숙 서울도시가스 분회장은 센터 사장의 부당한 대우를 폭로하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입사 이후 내내 센터 사장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아줌마, 일할 아줌마들 많아. 싫으면 나가. 일하고 싶으면 98만 원 그냥 받고 다녀.’ 살림하다 40·50대가 되어서야 생계 유지를 위해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사장은 그런 절박함을 빌미로 모든 일을 감수하라고 합니다.

“투쟁하고, 노조를 알고 나서야 생활 임금을 받는 등 노동 조건을 일부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제 더 이상 소모품 취급 받기를 거부합니다.” 

서울 도시가스 안전점검 여성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여성 차별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