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이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4월 1일부터 법무부는 해외 입국자는 무조건 2주간 격리 생활을 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시 벌금, 징역, 강제추방까지 할 수 있게 했다. 이 조처에 동의하지 않으면 입국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4월 8일 법무부는 이런 활동제한 명령을 위반했다면서 한 인도네시아인을 추방했고, 이후에도 베트남 유학생 등을 강제 출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강경 대응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마치 이주민들이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원인인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국내 거주지가 없는 경우 2주간 격리 시설에 머물러야 하는데, 이때 드는 체류 비용을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그 비용이 하루 10만 원이나 된다.

국내 거주지가 있는 경우,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기숙사 등에서 자가격리를 할 경우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라고 했지만 제대로 된 시설 지원은 뒤따르지 않고 있다. 이주민이 이용하는 기숙사 대부분이 여러 명이 한데 모여 지내는 구조임을 고려하면 수칙이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사측에 격리 기간 중 임금 지급과 휴가 처리도 별도 규정이 없으면 노동자와 합의하라고만 했다. 유급휴가는 권고에 그쳤다. 

정부는 제한적으로 격리 면제 신청을 열어뒀는데 계약이나 투자 같은 사업상 목적, 국제회의 참가, 긴급 수술이나 장례식 참가 등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기업가들의 출입국은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이다. 

한편, 2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감염병 위기 경보, 테러 경보 등의 상황’에서 외국인이 국내 숙박시설을 이용할 때 여권 등 개인정보 기입을 의무화해 법무부에 제출하도록 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것도 이주민 통제를 더 강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모든 외국인은 입국하면서 출입국관리소에 체류 예정 숙소를 제출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외교관 등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이 지문과 얼굴정보를 제출하고 있다. 이주 운동 단체들은 이 개정안이 “이주민이 잠재적 위험인물이라는 편견을 조장하며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제대로 된 방역을 하려면 실질적 지원이 제공돼야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이주민 차별적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이주민 중 내국인의 배우자이면서 건강보험료를 내는 경우만 받을 수 있고, 서울시 지원금도 한국인과 결혼했거나 한국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경기도는 이주민을 모두 배제했다가 이주 단체들의 항의가 커지자 결혼이주민과 영주권자에 대한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모든 이주민·난민이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조승진

무급휴직을 강요받아 생활에 곤란을 겪는 이주노동자들도 적지 않다. 정부가 휴업·휴직 수당을 지급한 사업주에게 지급 수당의 90퍼센트까지 고용지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고용보험 가입자만이 지원 대상에 포함돼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이주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5퍼센트대 수준이다.

이주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 강화는 민주적 권리에 대한 공격이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공공의료를 확충하고 의료 서비스를 이주민들도 비용 걱정 없이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가는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충분한 복지를 이주민·난민에게 지원해야 한다.

외국인보호소 구금 중단하라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이주민·난민들도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돼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면회를 중단했지만 근본적 조처는 못 된다. 보호소 직원들이 출퇴근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보호소는 감옥이나 다름없다. 영문명도 ‘이주민 구금소’이다. 전국에 외국인보호소는 세 곳(경기도 화성, 충북 청주, 전남 여수)인데 적게는 150여 명, 많게는 260여 명이 구금돼 있다.(2018년 12월 기준) 

이들 중 대부분은 체류 기한을 넘긴 미등록 이주민, 난민 신청자다. 심각한 위험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몇 개월씩 장기 구금되기도 한다. 지난해 국가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4년 넘게 구금된 경우도 있었다. 

난방시설이 열악하지만 겨울에도 모포 1장만 추가 지급될 뿐이고, 슬리퍼를 신고 생활해야 한다. 구금 기간 입어야 하는 보호복은 겨우 2주에 한 번 세탁해 교체해 준다.(2019년 대한변호사협회)

의료 지원도 형편없다. 구금 인원이 가장 많은 화성보호소에는 상주 의료 인력이 전문의 1명, 간호사 1명에 그친다. 통역 서비스도 체계적으로 지원되지 않아서 진료가 원활하지 않다. 지난해 10월에는 화성보호소에서 1년 동안 구금돼 있던 이주민이 사망하기도 했다.

당연히 물리적 거리두기도 불가능하다. 보호소에서 이것이 가능하려면 1인실에서 생활해야 하는데 이런 조처는 구금 이주민들의 정신 건강을 갉아먹을 것이다.  

따라서 무고한 이주민·난민들에 대한 구금을 당장 중단하고 이들을 제대로 지원해 코로나19 위험에서 “보호”해야 한다. 그리스와 호주 등에서는 이미 이를 요구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