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몇 달 사이 5명이 중대재해로 사망했습니다. 최근 집단 피부 발진 문제도 심각하다고요? 

현대중공업이 얼마 전부터 LNG 이중연료 탱크(LNG DF탱크)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 작업에 투입된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피부 발진을 앓고 있습니다.

처음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대의원들이 안전 시설이나 작업자 처우 등에 관해 사측과 협의를 했어요.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는데, 사측이 이걸 어기고 생산을 시작해서 5월에 2주간 작업중지를 시켰죠.

출근길 징계 반대 지지 호소하는 김경택 대의원 ⓒ출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그리고 나서 환경 부분을 테스트하는 조건으로 작업중지가 해제됐는데, 바로 2~3주 지나서 작업자들에게 발진이 일어났습니다. 6월 1일부터 작업중지를 다시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 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발진자가 나온 뒤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알아보니 작업 과정에서 나오는 니켈, 크롬이 인체에 무척 해롭다는 것을 알게 됐죠.

DF 탱크 용접 작업 과정에서 니켈과 크롬이 굉장히 많이 나와요. 작업환경 측정 결과 노출 지수가 기준치의 3배가 나왔어요. 굉장히 위험한 거죠.

특히 니켈은 피부에 접촉하면 발진이 나타나고, 흡입하면 호흡기에 이상 반응을 일으켜 천식,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노조의 요구로, 결국 오늘(6월 16일) 노동부가 발진자들뿐 아니라 DF 탱크 전체 용접, 크레인 운전사, 신호수 등 그 작업장에 있는 모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임시건강검진을 실시하라는 행정명령을 했습니다.

유독성 물질 노출이 현대중공업에서만 있는 일도 아니라고요?

이 작업은 원래 현대중공업이 아니라 [계열사인] 삼호중공업에서 작업을 했어요. 하청 노동자들이요. 그 물량 일부를 현대중공업이 가져온 거죠. 또 일부는 현대중공업 옆에 있는 세진중공업에서도 작업을 하고 있어요.

우리 대의원들은 삼호중공업에서도 이미 발진 환자가 있었다는 내용을 들었는데, 그곳에서는 대응을 잘 못하고 있었던 거죠. 특히 세진중공업은 노조도 없고, 이주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해요.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하청,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을 걸 감안했을 때 우려가 큽니다.

이중연료 탱크, 이건 국제해사기구에서 올해부터 환경 규제를 시행하면서 작업량이 많아졌어요. 해안 인근에 배가 들어왔을 때는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제인데, 그러다 보니 이중연료 탱크를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 거죠. 친환경이라는데 그게 모순적이게도 니켈 함량이 많아 노동자들에겐 상당히 위험합니다.

이게 선박에 다 들어가야 하니까,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 그 작업을 하청 받는 업체들도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측은 외주화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라고요? 

연이은 산재 사망이 질타를 받자 사측은 대외적으로 안전 투자를 하겠다, 소통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현장이 바뀌었느냐? 아니요.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2016년에도 사측이 면피용으로 안전 투자를 약속한 적이 있었는데, 전혀 바뀌지 않았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현장에서 사측과 대책 논의를 했는데, 보완할 게 너무 많았습니다. 환기 시설 투자가 대폭 필요한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관리자들이 난색을 표해요. 안전 시설을 하려면 결제가 어느 선까지 올라가야 하고, 안 될 게 뻔하고 하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해요. 회사가 입으로만 안전 투자를 떠들지, 실제로는 관리자들도 다 웃습니다. 개선 요구가 현실에 맞지 않다고.

특히 지금은 제가 속한 특수선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작업을 하고 있는데, 사측이 조선 부문으로 물량을 회수하겠다고 공공연하게 작업자들을 협박하고 있어요. 비열하게 그것도 하청업체에 물량을 주겠다는 거예요.

우리 대의원들이 노조에 요구해 작업중지를 하고(5월 2주간, 6월 1일부터 현재까지) 항의를 하니까, 논란을 피해 하청에 주겠다는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업체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위험의 외주화’를 하겠다는 건데, 참 악질적인 거죠.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쉽게 문제를 끝내지 않을 겁니다. 회사가 외주화를 추진하면 우리는 명확하게 반대하고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지부도 외주화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경택 대의원에 대한 징계에서도 사측의 위선을 볼 수 있는데요.

맞습니다. 사측은 있지도 않은 유언비어 어쩌고 이유를 댔지만, 사실은 보복성 징계입니다.

특수선 노동자들이 DF 탱크 부당 전출에 반대해 투쟁하고, 작업중지를 하고 한 것에 대해 사장이 상당히 불쾌해 했다고 해요.

제가 고 김민수 노동자가 죽었을 때 문서 조작을 폭로하고, 병원비 전가 시도에 대해서도 폭로했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사측은] 왜 회사의 문제를 밖으로 알려 이미지를 깎아 먹었냐고 화도 냈다고 해요.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그건 사측이 한 짓입니다. 노동자들을 억울하고 어이없는 죽음으로 내몰고, 안전 문제 때문에서 현장에서 투쟁과 요구가 많았지만 그것도 모르는 체했죠.

이런 사측에 맞서서 더 많이 투쟁하고, 연대를 조직하고, 밖으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원들이 징계 소식을 듣고 저보다 더 흥분하고 분노합니다. 하청 노동자들도 응원한다면서 관심을 많이 가져 줍니다. 그런 걸 보면서, 그동안 활동한 게 옳았구나, 내가 정당하구나, 더 열심히 투쟁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곳곳에서 잇따르는 중대재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회사 경영자들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말로만 ‘안전 제일’을 떠들지,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나 몰라라 합니다. 자본주의에서 기업의 이윤 창출이 먼저이고, 작업자 안전은 뒷전인 거죠.

문재인 정부는 몇 년 안에 중대재해를 50퍼센트 줄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중대재해가 너무 빈발하고 있습니다.

노동부의 작업중지 범위만 생각해 봐도 후퇴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에서도 부분적으로만 작업중지를 하고, 특별근로감독도 아주 형식적입니다. 안전 대책은 마련됐느냐? 그것도 아니거든요.

요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요구가 많은데, 빨리 제정돼야 합니다. 기업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빠져나가는 걸 막아야 합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산재에 대응하려면, 현장에서 투쟁을 강화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에 항의하는 운동도 강화해야 합니다.

이윤보다 안전을 위해, 노동자들이 같이 연대하고 같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