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가 돌아왔다. 그레고르 기지[옛 동독 공산당 당수 출신]와 오스카 라퐁텐[사민당 좌파 지도자 출신]이 이끄는 ‘노동과 사회정의를 위한 선거대안’(WASG: 이하 선거대안)과 민주사회당(이하 PDS)의 연합은 정계의 세력 균형을 항구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보수 신문 〈벨트 암 존타크〉가 새 정당 결성에 대한 사설에서 독일 정치의 급격한 변화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그 자체가 새로운 좌파 정치세력인 선거대안과 옛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PDS가 통합해서 ‘좌파당’(Linkspartei)을 새로 결성했다.

좌파당은 8∼11퍼센트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몇몇 여론조사는 좌파당이 옛 동독 지역에서 33퍼센트를 득표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이런 수치 때문에 독일의 유력 주간지 〈슈피겔〉은 최신호 표지에 “유령이 돌아왔다 ― 좌파의 새로운 힘”이라는 표제와 함께 칼 마르크스의 사진을 실었다.

이것은 독일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피하려고 애써 온 상황이다. 그는 사민당(이하 SPD)이 중요한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슈뢰더는 새로운 좌파를 싹부터 밟아버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조기 총선 가능성 때문에 선거대안과 PDS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의미심장하게도, 슈뢰더 정권에서 잠시 재무장관을 지낸 옛 SPD 지도자 오스카 라퐁텐이 PDS와 선거대안의 통합 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좌파당이 부상하자 SPD는 왼쪽으로 기울었다. 그들은 투기 자본가들을 ‘메뚜기 떼’라고 비난하고, 부유층 과세를 약속했으며, 이란을 공격하지 말라고 조지 W 부시에게 경고했다.

녹색당은 자신들이 ‘진정한 좌파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지지율에서 SPD보다 14퍼센트나 앞서 있는 보수적인 기독교민주연합(CDU)도 혼란에 빠졌다.

좌파당 때문에 독일 정치의 가장 은밀한 정치적 비밀이 밝히 드러났다. 그 비밀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신자유주의 정치에 반대하고 있고, 특히 동부에서 독일 주류 정치에 대한 깊은 환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빌레펠트대학교 연구자들의 최근 연구는 독일인 중 90퍼센트 이상이 “부익부 빈익빈”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역사적으로 SPD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독일 노동조합 운동도 좌파당 때문에 날카롭게 분열했다. 선거대안의 결성 자체가 노동조합원들이 슈뢰더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환멸을 느낀 결과였다. 이제 좌파당은 노동조합 내부에서 공공연한 분열을 낳고 있다.

좌파당의 초기 성공과 더불어 한 가지 논쟁이 불거졌다. 우리는 새로운 좌파를 원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옛 좌파와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새 정당 결성 과정에서 서로 다른 정치세력들이 한데 모였다. 옛 SPD 당원들, 노동조합 간부들, 반세계화 운동 활동가들, 혁명적 좌파가 모였고, 이제 PDS도 가세했다.

이런 세력들은 신자유주의에 반대해서 단결했지만, 향후 정치적 과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전망을 가지고 있다. 오스카 라퐁텐을 포함한 대다수는 비록 SPD 바깥에서이지만, “우리 당[SPD를 가리킴] 되찾기” 전략을 추진하고 싶어한다.

이는 새로운 SPD의 결성을 포함하는 전략이며, 1970년대에 SPD가 견지하던 복지국가의 전망을 정치적 기초로 삼고 있다.

대다수 좌파 세력은 이런 개혁 염원을 지지하지만, 아래로부터 투쟁해 개혁을 쟁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일의 경제 위기 때문에 지배자들은 이런 개혁을 쉽게 내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논쟁의 또 다른 축은 정부 참여 가능성을 둘러싼 것이다. PDS는 이미 베를린과 메클렌부르크-포르포메른 지역에서 SPD와 연정을 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경험은 매우 교훈적이다. PDS 지도부는 자신들의 주장과 달리 “신자유주의와의 단절을 조직”하기는커녕, 사실상 신자유주의 정치를 강행했다. 예를 들면, 그들은 두 달 전에 베를린 대중교통 노동자들의 임금을 15퍼센트 삭감했다.

새로운 좌파가 부상하려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의 첫걸음을 내딛었고, 이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번역 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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