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 ⓒ조승진

9월 3일 대법원은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법을 위반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해직자 9명이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한 지 7년, 법외노조 취소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된 지 4년 7개월 만의 판결이다.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재판이 박근혜 정부 사법농단의 대표적인 피해 사례라는 점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최근까지 법외노조 통보 취소를 결정하지 않고 질질 끌어 왔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사법농단을 바로잡은, 당연하지만 너무 늦은 판결이다. 게다가 파기환송심에서 법외노조 무효가 확정될 때까지 전교조는 여전히 법외노조다.

문재인 정부도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공약하고는 법원 판단, ILO 핵심협약 비준, 법 개정 등의 핑계를 대며 법외노조를 직권 취소하지 않고 지금까지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일관해 왔다. 이 때문에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지낸 기간이 박근혜 정부(589일) 때보다 문재인 정부(1212일) 때가 더 길다.

대법원 판결 이후, 정부는 법원 판단에 따라 후속 조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전교조 법외노조를 즉각 직권취소 해야 할 뿐 아니라, 법외노조 문제로 생겨 난 전교조의 피해를 보상하고, 교단에서 쫓겨난 교사 34명을 즉각 원직복직시켜야 한다.

이번 판결이 교육 개혁의 완성도 아니다. 전교조의 지위가 단지 7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지금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학급 당 학생 수 감축, 정규 교사 증원, 입시경쟁 철폐, 공적 돌봄 구축 등 당면한 교육 개혁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책임을 개별 학교와 교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라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시급한데도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핑계로 교사 수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8.5퍼센트 늘린 2021년 예산안에서 교육 예산만 2.2퍼센트(1조 6000억 원) 줄였을 뿐 아니라, 교사들의 경력 인정 기간을 줄여 임금을 환수·삭감하는 조처를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가 발의한 교원노조법 개정안도 해고자의 조합 가입을 허용하지만, 교섭창구 단일화, 단체행동권과 정치기본권 박탈 등 기존의 독소조항은 전혀 개선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나서고, 문재인 정부가 법외노조 취소 공약을 이행하지 않아 온 것은 전교조의 투쟁력을 약화시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확대에 맞선 저항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였다.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에 미온적이었던 정부와 여당에 기대서는 코로나19 시기에 교육 개혁을 온전히 이행할 수 없다.

전교조는 법적 지위 회복을 발판 삼아 제대로 된 투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