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이스타항공 사측이 605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에 항의하며 국회 앞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18일 이스타항공 사측이 700여 명의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은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해고를 단행한 것이다. 해고 계획 발표 후 강요된 ‘희망퇴직’까지 포함하면 7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4~5월에 500여 명을 감축한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1200여 명을 해고한 것이다.(그 결과 이제 400명가량의 노동자만 남았다.)

“단 하나의 일자리도 지키겠다”던 문재인 정부는 어디 갔나 9월 8일 ‘이스타항공 대량 정리해고 통보 규탄’ 청와대 앞 기자회견 ⓒ이미진

이스타항공 사측은 올해 내내 임금 삭감과 체불로 노동자들에게 경영 악화의 책임을 떠넘겨 왔다. 그러더니 이제 정리해고가 “이스타 가족들의 생존권을 위한 마지막 타개책”이라며 끝까지 희생을 강요했다.

사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 산업이 위기에 빠진 탓이 크다며 고통 전가가 어쩔 수 없는 것인 양 말한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사측은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조차 신청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생계와 일자리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처조차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사측의 관심사는 어떻게든 매각을 성사시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인력 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사활적인 것이다. 무산된 제주항공 인수 추진 때와 마찬가지로 이스타항공 사장은 정리해고가 “현재 인수의향을 밝힌 측의 핵심 요구사항”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도 한통속이긴 마찬가지다. 이번 위기 동안 정부는 항공사에 3조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원했지만, 정작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은 눈꼽만큼에 불과하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정부는 제주항공에 1700억 원의 금융 지원까지 약속하며 매각을 지원한 바 있다. 제주항공이 끝내 인수를 포기하자, 정부는 노동자들이 대량해고 위기에 처한 것을 뻔히 알고도 완전히 외면했다. 오히려 정부는 이스타항공 측에 ‘선 자구 노력’을 요구하며 구조조정을 압박했다.

결국 이스타항공 사측과 정부가 한통속이 돼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몬 것이다.

그러나 위기를 만든 진정한 책임자들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은 완전히 부당하고 뻔뻔스러운 일이다. 

이스타항공의 노동자 12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동안,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전 회장 이상직은 민주당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212억 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정부도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부추기며 위기를 키워 온 장본인이다. 2000년대 이후 항공 산업이 호황을 누리자, 정부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며 저비용 항공사를 육성하는 정책을 펴 왔다. “경쟁 촉진”을 이유로 신규 항공사 면허를 내주고 지원해 왔다.

저비용항공사 수익이 악화되자, 이제는 ‘시장 중심 구조조정’을 추구하면서 애먼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했다. 이스타항공 매각도 이런 과정의 일부였다.

노동자들의 해고 철회 요구는 정당하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살리기 위해서는 재매각 추진을 중단하고 정부가 이스타항공을 국유화해야 한다.

이번 대량 정리해고 사태는 다시 추진되는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그것이 고용을 지킬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보여 줬다. 경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시장 경쟁력’ 회복을 위해 진행되는 인수합병은 노동자 희생을 전제로 한다.

지금 정부가 기업들에 쏟아붓는 돈의 극히 일부인 수백억 원을 투입하면 이스타항공을 국유화하고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국가가 국민들의 삶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능력이 있는 만큼, 노동운동은 국유화를 통한 일자리 지키기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정부에게 그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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