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보다 2배 높은 대학 교육비 :
정부 재정 지원으로 대학 등록금 인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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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OECD 교육 지표 2020’의 주요 지표를 분석해 발표했다. 이 결과를 보면, 한국 정부의 교육재정 지원은 정말이지 형편없다.
2017년 기준 한국의 전체 공교육비 중 정부 부담 비율은 GDP 대비 3.6퍼센트로 OECD 평균
특히 고등교육은 그 정도가 더 심각하다.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재정 부담은 0.6퍼센트로, OECD 평균인 1퍼센트의 절반 수준이고, 민간 부담률
지배자들은 한국이 ‘교육 강국’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정부의 지원은 보잘것없다.
한국 교육 특성 탓?
사실 한국이 OECD 교육 지표에서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한 것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다.
역대 정부는 교육 재정에 턱없이 적은 돈만 지원해 왔다. 게다가 해마다 교육 재정의 비중은 줄어들었는데 문재인 정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 정부가 교육에 투자하는 게 부족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교육부는 이것이 “사립대 비중이 높고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특성” 탓이라고 말한다. 군색한 변명이다. 정부가 국공립대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사립대학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하고, 그럴 권한이 있는데도 현실 탓만 하고 있는 것이다.
사립대총장협의회는 정부 재정 지원이 부족하니 등록금을 올리겠다며 학생과 학부모를 협박한다. 지난해 연말에도 사립대총장협의회는 등록금 동결로 대학 재정이 황폐화되고, 교육 환경이 열악해졌다면서 피해자 행세를 하더니, 결국 “국가 경쟁력”이 훼손됐다면서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했었다.
물론 지난 10년 동안 대학 등록금은 동결돼 왔다. 살인적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운동이 커지는 등 대중의 불만이 커지자 정부가 등록금 인상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한국의 등록금은 높을 대로 높아져 있어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사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약 1058만 원으로 OECD 국가들 중 4번째로 높다
교육재정 대폭 확대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 불평등 해소”, “등록금 부담 완화”를 약속했지만 알맹이 없이 생색내기에 바쁘다.
올해 초 교육부는 고등교육 예산을 전년 대비 증액 편성했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이번 OECD 지표 발표 뒤엔 ‘그래도 이전보다 교육 예산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3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정부 예산 전체에서 고등교육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심화로 노동계급의 고통이 가중된 것을 생각하면 정부의 생색내기는 염치없는 일이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국가 장학금 재정도 줄였다.
평범한 가정의 대학생과 청년들은 졸업 후 취칙해도 빚더미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 2015~2019년 학자금 대출 이자를 6개월 이상 연체한 신용불량자가 4만 6195명이다.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부담 비율을 OECD 평균인 GDP의 1.4퍼센트
전 세계 지배자들은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속에서 노동계급의 삶보단 이윤을 우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기업주 지원과 군비는 계속 늘리면서 교육에 대한 지원에는 인색하다. 교육에서도 자본주의 시장 논리를 우선하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재정 부족이 아니라 재정 사용의 우선순위다.
문재인 정부는 고등교육 재정을 대폭 확대해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 등록금 인하와 교육 공공성 확대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