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택배 노동자들(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연대노조)이 파업 돌입 사흘 만인 10월 29일에 사측으로부터 양보를 얻어 냈다. 노동조합 결성 후 첫 파업으로 대략 월 30만~40만 원의 임금 인상을 쟁취한 것이다.

이번 파업의 주요 요구는 삭감된 수수료(임금)의 원상 회복이었다. 상하차 비용 부과 폐지, 패널티 부과를 통한 임금 강탈 폐지는 파업 돌입 전에 일찌감치 따냈고, 이번 파업으로 수수료도 일부 회복했다.

10월 30일 울산에서 열린 롯데택배 파업 보고대회 ⓒ제공 택배연대노조

롯데택배 사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30퍼센트 이상 증가한 160억 원에 이르는데도 노동 조건을 악화시켜 왔다. 파업 현장에서 만난 한 노동자는 “하루 평균 4시간 자고 일해서 손에 쥐는 돈은 250만 원에 불과한데 롯데는 배를 불리고 있습니다”라며 울분을 쏟아 낸 바 있다.

노동자들은 모든 요구를 성취하지는 못했지만, 첫 파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본다. 노동자들은 찬성률 75퍼센트로 사측의 양보안을 수용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죠. 그간 [수수료가] 깎여 왔는데, 앞으론 깎이는 일은 없고 [이번 합의를 발판으로] 매년 차근차근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시작이죠. 무엇보다 본사에서 우리의 요구에 대해 합의해 줬다는 것, 다 같이 싸우니까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김현준 택배연대노조 서울지부 롯데송파지회 교육선전부장)

“롯데 재벌, 참 웃깁니다. 처음 제시안에서 울산은 수수료가 떨어지지 않았다며 [수수료 인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싸워서 전국 [모두] 승리했습니다. 노조가 똘똘 뭉치면 이긴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이석봉 택배연대노조 울산지부 롯데울산지회장)

8000여 명이 넘는 롯데택배 기사 중 노조로 조직된 250명이 단호하게 투쟁해 성과를 거둔 것에 노동자들은 뿌듯해 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서 노동자들의 기세가 상당히 좋았다. ‘조합원이 전체 노동자의 2.5퍼센트에 불과해 영업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사측의 말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파업 조합원들의 배송 구역과 인근 지역에서 택배 배송에 차질이 생겼다. 이로 인해 일부 거래처들에서 불만이 접수되는 등 사측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사회적 공분

또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상황도 노동자들에게 유리했다. 롯데택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자, 롯데택배의 열악한 작업 환경이 연일 언론에 폭로돼 사측은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비조합원들 사이에서도 파업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확산됐다. 조합원들이 파업 장소인 서울복합물류단지를 행진했을 때, 근무 중이던 비조합원들이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냈다. 조합 가입 문의도 이어졌다. 결국 사측은 파업 사흘째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들은 이번 투쟁이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간 택배사들은 약속을 번번이 지키지 않아 합의사항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로사와 산재 보장 같은 중요한 과제들도 남아 있다. 롯데택배 사측은 과로사를 줄이기 위해 분류 작업에 1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세부 계획이 모호한 데다, 그 비용을 전액 사측이 부담할지도 아직 불분명하다.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력과 조직력이 강화돼야 인력 충원도 강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파업의 승리는 다른 택배 노동자들을 고무하는 좋은 효과도 낼 것이다. 조만간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한진택배 노동자들을 비롯해 택배 과로사 항의 운동에도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