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후 다시 고용불안에 놓인 쌍용차 노동자들 영구 국유화해 비극적 역사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 ⓒ조승진

12월 21일 유동성 위기에 빠진 쌍용차가 결국 11년 만에 또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당일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900억 원과 우리은행 차입금 150억 원을 만기 연장일에도 상환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이뿐 아니라 국내외 금융기관에 빌린 대출금 600여억 원도 상환하지 못해 왔다. 

쌍용차 측은 이날 ‘회생절차 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도 함께 법원에 접수했다. 법원이 채권자의 의사를 확인해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이다. 사측으로선 영업 활동을 지속하면서 투자 유치, 매각 협상을 추진할 시간을 벌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금융권은 3개월 가량의 시간을 벌게 됐다고 보는 듯하다. 이렇게 당장 부도는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앞으로 기업 회생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무엇보다 또다시 반복되고 있는 위기 속에서 노동자들은 또다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들고 있다.

이날 쌍용차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작업 도중 언론 보도로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2009년 대량해고의 비극이 떠올랐다고 한다. 10년의 복직 투쟁 속에 다시 돌아간 공장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해 주지 않았다. 일자리를 지키려면 어쩔 수 없다며 임금과 복지의 대폭 삭감을 강요 받았는데, 이제는 구조조정 압박이 심해질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지금과 같은 위기는 이미 예견돼 왔다. 쌍용차는 15분기 연속 적자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 경제 위기와 코로나19로 내수와 수출 모두 지난해 대비 판매가 20~30퍼센트 감소했다. 3분기까지 자본 잠식률이 86.9퍼센트로 위기가 커져 왔다.

쌍용차 위기에 책임 있는 마힌드라는 약속했던 신규 투자를 차일피일 미루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11월 10일 “쌍용차에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발을 빼겠다고 했다.

산업은행은 대출금 기한을 연장하며 위기를 지연시켜 주기는 했지만, 신규 자금 지원은 못 하겠다고 선을 그어 왔다. 

반복된 위기

쌍용차 노동자들은 이미 오랫동안 경제 위기와 이에 따른 매각으로 거듭 고통을 겪고 있다.

쌍용차는 1998년 경제 위기 직후 대우그룹으로 매각된 이후 대우 그룹 부도로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4년 중국 상하이차로 매각되지만 2008년 경제 위기 직후인 2009년 상하이차의 ‘먹튀’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1년 마힌드라로 또다시 매각되지만 깊어지는 경제 위기로 결국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어졌다.

이렇듯 십수년 동안 반복된 위기 속에서 쌍용차 노동자들은 해고와 임금 삭감을 강요 받았다. 극심한 생활고와 끝을 알 수 없는 불안에 노동자와 가족이 비극적인 죽음을 택하기도 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 30명이 목숨을 끊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외쳤던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이처럼 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노동자들이 위기의 대가를 치러 온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와 불안정성, 그리고 시장 논리에 내던져진 노동자들이 얼마나 비참한 나락에 떨어질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지금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운영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가 직접 쌍용차를 소유·운영하는 영구 국유화다.  

정부는 경제 위기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정부만이 쌍용차 같은 기업에 거액을 투자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 위기와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살리려고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돈을 기업주들이 아니라, 경제 위기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내몰린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