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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의 김윤규 옹호 - 진흙탕 개싸움에서 편들지 말기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이하 실천연대)는 현대아산측의 김윤규 부회장 대표이사직 박탈에 대해 “현정은 회장은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실천연대는 현대 대북사업의 주도적 인물인 김윤규를 밀어내고 현정은이 경영권을 독점하려 하고 있고 이것은 “정주영 회장과 목숨으로 대북사업을 지켜낸 정몽헌 회장에 대한 도덕적 배신 행위이며, 대북교류 사업을 원점으로 돌리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앞서 8월 말에 북한측은 김윤규 경질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금강산 관광객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개성과 백두산 관광 사업 추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현정은과 김윤규의 갈등은 현정은이 남편 정몽헌의 뒤를 이어 현대그룹 회장을 맡았을 때 KCC 명예회장 정상영과 벌였던 경영권 분쟁과 다르지 않다. 본질적으로 이윤과 권력을 둘러싸고 벌어진 지배계급 내 갈등이다.

실천연대의 이번 논평은 ‘민족 모순’이 계급 모순보다 선결돼야 한다는 단계론적 관점에서 민족 모순을 해결하려는 접근 방식이 자본가 계급의 일부와도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대북송금 비리사건에서 드러났듯이 현대의 대북사업 자체가 부정과 비리, 특혜로 얼룩져 있는 마당에 현정은이 “정직한 양심에 따라” 김윤규의 비리를 폭로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가소로운 일이다.

하지만 현대에서 대북사업을 추진해 온 핵심 인물인 김윤규도 현재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비리와 부패를 지휘하고 저지른 장본인이다.

북한이 김윤규 경질에 분개한 것을 두고 한 번 맺은 인연은 영원히 변치 않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철학을 보여 준 것이라는 〈자주민보〉의 해석은 소박하다 못해 유치하다.

북한측은 개성과 백두산 관광 사업의 본격 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김윤규 사건을 이용해 더 나은 협상을 맺으려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