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과 고용 대책 등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에 19조 5000억 원에 이르는 지원 대책을 냈다고 했다. 그러나 4조 5000억 원은 기존 예산을 일부 변형한 것이기 때문에 추가 지출은 15조 원에 그친다.

4차 재난지원금에서 대부분의 노동자는 배제됐다 ⓒ출처 기획재정부

이번 대책 발표를 앞두고 민주당은 ‘20조 원 추경’을 말했지만, 균형재정을 중시하는 기획재정부 관료 등의 신자유주의적 우파들과 타협하면서 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그조차 방역 대책 4조 1000억 원과 고용대책 2조 8000억 원을 제외하면, 4차 재난 지원에 사용되는 돈은 8조 1000억 원뿐이다. 이는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14조 2000억 원)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대중의 환심을 사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코로나19와 심각한 불황 속에 고통받는 대중의 불만을 달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제한된 재원의 대부분을 소상공인 지원(6조 7000억 원)에 배정했다. 기존보다 지급 대상 소상공인들을 늘리고 액수도 100만~500만 원으로 조금 늘렸다.

물론 이는 심각한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에게 일시적인 도움은 되겠지만, 미봉책이라는 사실은 여전하다. 민주당은 손실보상제를 추진한다지만 코로나19로 피해가 극심했던 이제까지의 손실을 보상하지는 않겠다고 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규모도 밝히지 않고 있다. 건물주들의 소유권을 중시하다 보니 ‘착한 임대인’들의 선의에만 기댈 뿐 소상공인들이 요구해 온 임대료 인하 대책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다수 노동자들은 이번 대책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정부는 특수고용 노동자와 프리랜서 70만 명에게는 50만 원, 신규로 받는 10만 명에게는 1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250만 명에 이르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치이다.

고용 대책

이번 발표 전에 문재인은 “특단의 고용 대책”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1월 취업자가 100만 명 감소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청년 확장실업률은 27.2퍼센트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에 포함된 고용 대책은 특단의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2조 1000억 원을 들여 만든다는 일자리 27만 5000개 중 정부가 인건비 전액을 부담하는 것은 14만 8000개에 불과하다. 이조차 대부분 6개월에서 1년짜리 단기 저임금 일자리이다. 공공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 81만 개를 만들겠다는 공약은 이미 기억조차 하기 힘들고, 정작 단기 알바를 늘리는 정책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실업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이런 일자리가 없는 것보다는 나을 테지만, 단기 일자리로 실업난에 처한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는 없다.

게다가 나머지 일자리 13만 개가량은 고용장려금이나 창업지원사업 등으로 기업주를 지원해 창출하겠다고 한다.

이런 방식은 사실 기업주들에게 혜택이 될 뿐이고, 기껏해야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기업주들의 의지에 일자리 확대를 내맡기는 일이다.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기업주들은 일자리를 늘리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에 운영한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은 6개월 동안 월 최대 180만 원의 인건비를 지급했지만, 이 사업의 예산 집행률은 12퍼센트에 불과했다.

고용유지지원금과 관련해 경영 위기 10개 업종에 휴업·휴직 수당의 3분의 2를 지급했던 것을 90퍼센트 지급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발표했다(24만 2000명, 2033억 원). 그러나 코로나19와 불황이 길어지면서 위기에 처한 산업들에서 구조조정 위험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 역시 고용 유지 대책 치고는 너무 부족하다. 고용유지지원금 자체가 기업들의 의사에 따라 신청할 수 있고 제약도 많아 많은 노동자들이 이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 왔다.

우파와 보수 언론들은 이런 부족한 지원책을 두고도 재정 적자가 커지고 있다며 불평을 쏟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정부가 기업에 수백조 원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 삼지 않았다. 정부가 제출한 한국판 뉴딜 예산 160조 원도 대부분 기업 지원 예산이었다. 또 정부는 향후 5년간 군비에 300조 원을 쓸 계획이고, 미군에게 주는 방위비 분담금은 무려 13퍼센트나 인상할 것이라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노동자·서민에게 가는 알량한 지원책에는 거품을 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우파들과 차별성을 그으려 하면서도 실 내용은 턱없이 부족한 지원을 하며 노동자·서민을 지원하는 데 인색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정부에 맞서 노동자·서민의 삶을 지키려면 아래로부터 투쟁을 키워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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