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백악관은 ‘잠정 국가안보전략지침’을 발표했다. 동맹의 ‘복원’과 강화를 강조하고, 중국·러시아 등에 대한 강경한 노선 등이 담겨 있다.

이 지침에서 북한 관련 내용은 두어 군데 짧게 서술됐다. 그나마 관련 서술에서 강조된 것은 한국과 일본과의 공조다.

최근 바이든 정부 측이 북핵을 언급할 때, 호전적인 발언을 쏟아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북한과의 협상을 강조하는 인사는 아무도 없다. 대신에 한국, 일본을 비롯한 현지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는 편이다.

2월에 미국 국무부 대변인 네드 프라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과 관련해 [동맹국들과의] 조율된 외교적 접근법과 제재 이행에 대한 조율된 접근, 조율된 메시지 전달 방식은 우리가 유리한 위치에서 이 도전을 해결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2월에 문재인은 바이든과의 통화에서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바이든 정부가 동맹 간 협력을 강조하는 데에 문재인 정부가 화답한 셈이다. 외교부 장관 정의용은 바이든 정부가 한국 정부의 의견을 경청한다며 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대북 전략에서 공조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는 데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바이든 정부로선, 북한과의 관계는 이와 연동된 전술적인 문제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가 자국의 동아시아 전략을 관철하려고 북한 위협을 과장하고 이를 이용할 공산이 크다.

북한 ‘위협’론은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에서 동맹을 강화하려는 데 필요한 명분이 될 수 있다. 거기에는 한·일 관계 개선도 포함된다. 3월 3일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인 성 김은 “일본과 한국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대북 정책 조율을 위해 한·미·일 3자가 회의를 했음을 공개했다.

그리고 한·미·일의 대북 공조는 향후 쿼드 플러스 등 중국을 겨냥한 군사 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는 일단 필요하면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기존의 대북 제재를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에서도 미국의 관여가 문제가 되고 있다. 2월 26일 통일부 장관 이인영은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등 인도주의적 위기 사안에는 대북 제재를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28일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구호 물자가 잘 전달되지 않는 건 북한 당국 탓이라며, 이인영의 발언을 사실상 반박했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필리핀에서 오키나와에 이르는 지역에 유사시 중국을 타격할 중거리 미사일망을 배치하려고 한다. 한국도 배치 지역으로 포함될 수 있고, 바이든 정부가 한국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이처럼 주로 중국을 겨냥해 동아시아에서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중국은 물론이고, 북한 또한 자극할 것이다.

전 통일부 장관 김연철은 미국의 중국 견제가 구체화되면 북·미 관계가 더 경직될까 우려된다면서, “한국 외교의 과제는 미·중 전략경쟁하에서 한반도 문제를 분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갈등에서 한반도만이라도 빠져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은 공상적이다.

비록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왔으나, 근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경쟁이 한반도 불안정과 핵무장 경쟁을 부추겨 왔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북 압박과 동맹 강화 등이 한반도에서 불안정을 높이고 이따금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등 바이든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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