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성과급 폐지 약속을 내팽개친 문재인 정부 2019년 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 ⓒ조승진

코로나19가 여전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기어코 교원 성과급 차등지급을 강행했다. 전교조뿐 아니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조차 올해 성과급을 균등지급하자고 제안했는데 교육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저등급(B) 교사들은 최고등급(S)보다 적게는 135만 6910원, 많게는 271만 3810원을 덜 받게 된다.

정부는 최저등급(B) 비율을 10퍼센트 줄이고 중간등급(A)을 10퍼센트 늘리거나, 퇴직교원을 지급 대상에 포함시키고 육아휴직이 감점요인이 되지 않게 하는 등 교사들의 불만을 달래는 시늉을 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교사들을 경쟁시켜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인 차등성과급의 문제를 해결한 것은 전혀 아니다.

한편, 정부는 성과급 균등분배를 ‘부정’으로 간주하고 최고 파면 등 중징계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혔고, 실제로 얼마 전에 성과급 균등분배 참가를 이유로 서울과 전북에서 교사를 징계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의 해당 교사는 정직 1개월 처분을 받고 올해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물론 지난 3년 치 성과급마저 환수됐다. 급여 피해만 어림잡아 1500~2000만 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균등분배를 이유로 교사를 징계하고 성과급을 환수한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도 하지 못한 일이다.

학교 방역과 원격수업 등으로 고단한 한 해를 보낸 교사들을 격려하기는커녕 20년 전에 도입된 이래 줄곧 비판과 항의가 쏟아진 차등성과급제도를 유지하면서, 경쟁과 통제를 강화하고 징계까지 강행하는 ‘말로만 개혁’ 정부에 교사들은 몹시 분노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배신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국회의원이던 2016년에 “교원성과급 제도 폐지 검토”를 얘기했고, 문재인도 지난 대선 때 ‘교원성과급은 보수 정권 동안 교원을 통제하려는 구체적 수단’이라며 ‘공공부문 성과급 폐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집권 말기가 다 되도록 성과급이 폐지되기는커녕 오히려 통제와 처벌이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성과상여금 지침의 ‘위반사항 처리방안’에서,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위배되는 징계 사유로 균등분배를 적시했다. “성과상여금을 환수하고 내년도 성과상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물론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최고 파면까지” 하겠다고 명문화했다. 결국 올해 성과급 균등분배 참여 교사가 징계를 받음으로써 현실이 된 것이다.

그러나 성과급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은 매우 높다. 2019년 전교조가 전국적으로 실시한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교원 실태조사’(4만 9084명 참여)에서 ‘성과급·교원평가 등 경쟁주의 정책 철폐’가 1순위 과제로 꼽혔다. 2021년 1월 전교조가 실시한 온라인 서명에는 2주 만에 교사 4만 3197명이 참가해 성과급 폐지를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왜 차등성과급 폐지 약속을 내팽개치고 배신할까?

코로나19와 경제 침체 속에서 기업주들은 임금 부담을 줄이고 착취율을 높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성과급제는 노동자 간 경쟁을 통해 노동 강도를 강화하고 임금 상승을 억제하는 수단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명박·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개혁’을 자처한 문재인 정부도 차등성과급제도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애당초 2001년에 교원차등성과급을 도입한 것은 민주당의 김대중 정부였고, 그 뒤에 집권한 노무현 정부는 차등지급률을 꾸준히 늘렸다. 차등성과급 폐지 공약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것도 모자라 균등분배 참가 교사를 징계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의도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간 전교조 지도부의 대응은 불충분했다. 문재인 정부 초에는 정부가 성과급·교원평가를 폐지하거나 적어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진보교육감들과 협력해 성과를 내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그러는 사이 조합원의 집단적 항의와 투쟁은 부차화됐다.

최근 전교조 지도부는 공무원 보수규정을 개정해 교원성과급제를 폐지하자는 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어지간한 투쟁 없이는 공무원 보수규정 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올해 정부 지침을 보면, “각급 학교 5퍼센트 내외를 선정”해 균등분배 등을 색출하기 위한 실태점검을 하도록 돼 있다. 성과급제에 대한 저항을 무력화하려는 이런 징계 조처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적발되지 않도록 근거 기록을 남기지 말고 조사에 응하지 말라’는 수준으로는 활동가들이 위축되고 운동이 취약해질 수 있다.

기존의 성과급 균등분배 전술만으로도 부족하다. 대중적이고 집단적인 항의를 조직해서 문재인 정부의 차등성과급 강행과 징계에 맞서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