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막강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패배했다 ⓒ출처 미군

4월 14일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9월 11일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비극이자 잔혹극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이것으로 막을 내려야 할 것이다.

2001년 나토(NATO)가 주도한 침공 이후 최소 17만 5000명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1조 달러 이상이 투입됐다. 미국은 이미 수년간 전쟁과 점령에 시달려 온 이 나라를 초토화했다.

지금의 철군은 미국, 나토 그리고 영국의 쓰라린 패배다.

현재까지 이 동맹이 이뤄 낸 성과는 수도 카불의 불안정한 꼭두각시 정권뿐이며, 수도 바깥은 대부분 탈레반 반군이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

미국은 20년 동안 싸운 끝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영원한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철군 결정은 미국의 일부 우파에 충격을 줬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은 테러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직 완패시키지 못한 적을 두고 퇴각하겠다는 것이며, 미국의 지도력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의 선언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 서방 동맹국들은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할 새로운 방법을 마련하는 중이다. 훨씬 눈에 덜 띄는 방법일 테지만 말이다.

바이든이 인접국인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에 병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보안군 전원의 봉급을 계속 대는 까닭이기도 하다.

폭격기

〈뉴욕 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항공모함에 탑재된 전투기,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따라 늘어선 육상 기지, 심지어 미국 본토에서 보낸 장거리 폭격기로 무장 감시 드론이 찾아낸 반군들을 공격할 수 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 2011년 미군 철수 이후의 이라크와 비슷한 궤적을 따라갈까 봐 몹시 두려워한다. 서방의 지원을 받은 허약하고 인기 없는 이라크 정부는 얼마 안 가 아이시스(ISIS)의 부상과 이슬람 국가 운동으로 위기에 처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둘러쌀 주둔군 때문에 이 나라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엄 상태에 있게 될 것이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할 때 동원한 미사여구도 미국에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와 영국 노동당 총리 토니 블레어는 “인도주의적 개입”을 운운하곤 했다.

서방 군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국가를 건설”하고 여성의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개입의 진정한 목적은 서방 제국주의의 힘을 과시하고 특히 중동을 위협해 미국의 지배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날 미국은 “인도주의적” 목표를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인권을 지키기 위해 항상 옆에 있겠다고 가식을 떨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은 늘 그랬듯이 공허한 말을 했다. “유의미한 인도주의·개발 원조를 지속해 아프가니스탄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를 계속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연설에서 점령을 끝내는 진정한 이유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탈레반과의 전쟁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당면한 도전에 집중해야 한다. 점점 더 자신만만해하는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에 대처하려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파멸적 전쟁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피를 봐야 했다. 이제 미국은 다음 “악당”을 상대할 준비가 돼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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