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닥다닥 롯데택배 울산 화물터미널. 사측은 비용을 아끼려고 노동자들을 비좁은 공간에 밀어넣었다 ⓒ제공 강대민

코로나19로 택배업계가 호황이다. 가령 롯데택배는 지난해 코로나 특수를 포함해 최근 3년 간 매출이 연평균 16.2퍼센트씩 급성장했다.

이런 성장 속에서 택배사들은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더 많은 물량을 더 빨리 배송하기 위해 수천억 원을 들여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반면,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 개선 필요는 외면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과 저임금 속에 과로와 노동강도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5월 3일 롯데택배는 울산에 기존의 화물터미널 (3곳 중) 2곳을 통합해 새 터미널을 개장했다. 그런데 사측이 비용을 아끼려고 공간을 여유 있게 짓지 않아 노동자들은 매우 비좁은 상태에서 일하며 힘들어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택배 상자가 실려 오는 레일과 택배 차량 사이에 자신이 배송할 물건을 쌓아두고 싣기 때문에 적정한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새 터미널은 이 간격이 기존보다 1미터나 좁은 2미터에 불과하다. 택배 차량 주차 공간도 비좁아 가장 안쪽의 차량은 물건을 다 실어도 빠져나가기가 힘들 정도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긴 노동시간이 더 늘어나, 노동자들의 고통이 상당하다. 강대민 전국택배노조 울산롯데지회 조직부장은 “노동자들이 힘들든 말든, 회사는 최소 비용으로 돈을 벌겠다는 것”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새 터미널에서 일한 첫날, 기존보다 한 시간 늦게 짐을 싣고 출발했습니다. 출발 시간이 늦어 지면 교통량이 적은 한적한 시간대를 지나게 돼서 더 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합니다.”

새 터미널엔 택배 상자의 분류를 자동으로 해주는 설비인 휠소터가 설치돼 있다. 지난해 정부가 자동화 설비 도입에 연 5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택배사들은 이 지원을 받으며 시설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런데 휠소터를 설치하기 위해선 부지를 더 여유 있게 확보해야 하는데, 사측은 정부 지원은 챙기면서도 충분한 공간은 마련하지 않았다.

울산지역 롯데택배 노동자들은 새 터미널 개장 전부터 이러한 문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사측에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사측은 원래 한 줄에 25대가 주차해 짐을 싣도록 만들려고 했습니다. 우리가 요구해서 그나마 22대를 주차하게 변경됐습니다.”

곧 새 터미널에 더 많은 인원이 일하게 되는데, 부족한 공간 문제가 더 악화될 것이 뻔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십 명이 일을 하는 데도 기본적인 냉난방 시설도 거의 없다.

롯데택배는 즉각 울산 새 터미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정부가 지원한 사업인 만큼, 정부도 작업 환경에 대해 관리·감독의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빽빽한 주차 공간 사측은 주차 공간도 비좁게 책정해 차량이 오가기 힘들다 ⓒ김지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