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명예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장이다.


한 가지 주제가 현재 주류 경제학계의 논의를 지배하고 있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이는 현실 때문이기도, 공포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현실을 보자.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다.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2퍼센트로 올랐다.

영국은 보수당이 선호하는 계산치에 따르더라도 곱절로 뛰어 1.5퍼센트가 됐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 압력을 키울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출처 Pictures of Money(플리커)

공포를 살펴 보자. 정설 경제 이론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은 가속화할 것이다. 왜일까? 신자유주의 이론의 주요 설계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이 심각했던 1960~1970년대에 이름을 날렸다.

프리드먼은 화폐수량설로 인플레이션을 설명했다. 프리드먼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은 경제에 풀린 통화량과 관련이 있다. 돈이 많이 풀려 있을수록 물가상승률도 높아진다.

프리드먼은 이 설명을 이용해 1945년 이후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이 추진한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당시 각국 정부들은 세수와 정부 지출을 조절해 고성장과 저실업을 달성하려 했다.

프리드먼은 이런 정책이 헛되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먼은 고용 수준이 노동자의 임금과 생산성에 달려 있다고 했다.

경제에 더 많은 돈을 투여하는 것은 물가상승률을 높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공공지출 삭감과 조직노동자 공격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됐다.

그 결과 선진국에서 착취율이 올라가고 신흥공업국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만든 값싼 상품들이 선진국에 유입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재개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다.

각국 중앙은행은 화폐를 발행해 은행에 투입하는 이른바 양적완화 조처를 써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지 않도록 했다. 극단적 신자유주의자들인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해 왔지만, 현재까지 그들의 예측은 계속 빗나갔다. 이는 화폐수량설이 틀렸기 때문이다. 화폐수량설은 화폐 공급에 초점을 맞추지만, 카를 마르크스와 존 메이너드 케인스 모두가 주장했듯, 중요한 것은 화폐에 대한 수요다.

재난지원금

계좌에 돈을 넣어줄 수는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돈을 쓰지 않고 저축해 둘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양적완화가 투자 증대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윤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 핵심 이유다. 기업 경영진은 자사주를 매입해 자기 재산을 늘리는 것을 선호했다.

이로 인한 스태그네이션 때문에 각국 정부는 과격한 정책을 취해야 했는데, 최근에는 이른바 “부채의 화폐화”라는 것이 생겨났다.

각국 정부들은 기업과 가계를 지원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크게 늘렸다. 이들은 이 지출을 감당하려고 국채를 추가 발행했다. 이렇게 발행한 국채는 대부분 중앙은행들이 매입한다. 사실상 중앙은행이 정부가 지출하는 돈을 추가로 찍어내는 것이다. 그 결과 화폐 공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마틴 울프처럼 오랫동안 케인스와 프리드먼 사이를 오가던 논평가들은 이제 인플레이션을 경고하고 있다.

그들의 경고가 맞을까? 확실한 증거는 없다. 일부 품목의 물가가 상당히 올랐지만, 이는 그저 코로나19에 따른 제한 조처로 인한 단기적 공급 부족의 반영일 수도 있다.

주류 경제학자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이른바 “임금·물가 상승의 악순환”이다. 즉, 노동자들이 물가 상승에 대응해 임금 인상을 쟁취하면, 자본가들은 이윤을 지키기 위해 물가를 더 올리는 것이다.

1960~1970년대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현재는 그럴 징조가 아직 없지만, 고용주들이 채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보도는 많다. 수많은 사람들이 해고되거나 휴직 상태인데도 말이다.

흥미롭게도 조 바이든은 걱정하지 않는다. 일전에는 이렇게 말했다. “기업의 수익은 수십 년 이래 가장 높고, 노동자 임금은 70년 이래 가장 낮다.

“소비자 물가를 올리지 않고도 임금을 올릴 여지가 충분하다.”

불평등을 완화해 미국의 정치적 안정을 회복하려는 바이든의 어젠다를 반영한 말이다. 그러나 많은 사용자들의 뜻이 그와 같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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