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출신 난민 청소년 김민혁 군의 아버지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법무부의 결정이 법원에서 뒤집혔다.

김 군 아버지가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법무부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5월 27일 승소했다. 그 동안 난민 불인정과 패소를 거듭하다 승소를 한 것이라서 김민혁 군 부자는 물론이고 이들에게 연대해왔던 모든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김 군 부자는 이란으로 돌아가면 박해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2016년 난민 신청을 했다. 이란은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나라다. 그런데도 법무부는 냉혹하게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김 군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8년 학교 친구들과 교사들의 연대에 힘입어 다시 난민 신청을 한 끝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김 군의 아버지는 당시 진행 중이던 난민 불인정 취소 소송에서 패소해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김 군 아버지는 아들과 생이별 할 수 없다며 다시 난민 신청을 했다. 김 군은 이 때부터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직접 나서 호소했다.

연대 활동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응원과 연대가 이어졌다. 김 군의 난민 인정을 도왔던 친구들은 법무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였다. 또한 여러 난민·이주·노동·종교·사회단체들이 김 군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2019년 법무부는 김 군 아버지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인도적 체류 허가를 결정했다. 당사자들의 싸움과 주변의 연대가 없었다면 인도적 체류 허가조차 내주지 않았을지 모른다.

인도적 체류 지위는 1년마다 심사를 받아 갱신해야 한다. 체류 기한이 짧고 불안정한 탓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법무부가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점’을 인도적 체류 허가의 근거로 둔 것도 김 군 부자를 불안케 했다. 김 군이 성인이 되면 인도적 체류 허가조차 박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법무부는 김 군 아버지의 개종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박해 받을 가능성을 부인했다. 법무부의 태도는 평범한 무슬림에 대한 지독한 편견의 반영이었을 것이다. 그가 여전히 무슬림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 거짓말을 한다고 보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란 정부의 심기도 의식했을 것이다.

김민혁 군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요구하며 릴레이 일인시위를 하고 있는 김민혁 군과 그의 친구들 ⓒ임준형

김 군 아버지는 난민 불인정 결정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이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행정소송에 나섰고, 마침내 승소한 것이다. 재판부는 김 군 아버지가 개종의 진정성을 갖추고 있다며, “이란으로 귀국할 경우 종교적 이유로 박해를 받으리라는 공포가 인정되고, 가족 결합의 원칙에 의해 … 난민 지위를 부여할 인도적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김 군 아버지는 다시 난민 신청을 해서 난민으로 인정 받을 가능성이 조금 높아졌다. 법무부(서울 출입국)가 항소하지 않으면 이번 판결은 최종 확정된다. 법무부가 항소하지 않고 재판 결과를 인정해 김 군 아버지를 난민으로 인정하면 되는 일이다.

김민혁 군은 아버지가 “믿기지 않는다”며 기뻐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김 군 부자에 연대해왔던 모든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매우 뭉클하고 기쁜 소식이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김 군은 내년이면 사회에 진출할 나이가 된다. 아버지가 빠른 시일 내 난민으로 인정 받아 김 군 부자가 좀 더 안정적인 생활 환경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

2019년 난민 심사 면접 당시, 포옹을 하는 김민혁 군과 그의 아버지 ⓒ임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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