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자정을 40분 앞두고, 제이컵 주마가 차를 타고 자택을 떠나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이렇게 남아공 전 대통령은 몰락을 향해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지난주 재판부는 주마가 “국정 농단”, 즉 정부와 기업 사이의 부패 커넥션에 관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5개월형을 선고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 제이컵 주마 ⓒ출처 GovernmentZA(플리커)

주마는 체포를 늦추려 법리적 술책을 부렸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주마는 극도로 부유한 굽타 가문과 여러 끈이 있었다. 수익성 좋은 국책사업 수주와 인사 문제에서 굽타 가문(현재 국외로 도피해 있다)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줄줄이 나왔다.

이런 부패 커넥션 때문에 이들의 사업적·정치적 경쟁자들이 부와 권력을 둘러싼 격렬한 쟁투로 몰락했다.

지난달에 있었던 다른 재판에서 주마는, 1990년대에 체결된 50억 달러어치 무기 거래와 관련된 부패 혐의를 부인했다.

주마는 2006년에 가족의 친구를 강간했다는 혐의를 받은 공판에서 무혐의 선고를 받았다.

주마는 자기 나이와 “건강 상태”,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감옥행이 “사형 선고”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주마는 자신의 감옥행이 인종차별적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시절에나 벌어질 법한 일이라고 규탄했다.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투사 출신이자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정부하에서 장관을 지냈던 로니 카스릴스는, 그런 비교가 어처구니없다고 말한다. 카스릴스는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말했다. “주마의 사례는 아파르트헤이트 시절의 탄압과 전혀 공통점이 없습니다.

“완전히 헛소리입니다. 주마의 감옥행은 민주주의의 승리입니다. 주마의 주요 후원자들도 주마와 마찬가지로 사기꾼들입니다.

“이 ANC 내 파벌은 국정 농단과 연관된 썩어빠진 부패 일체에 연루돼 나라를 악마에 팔아넘겼습니다.

“개중 일부는 요란한 빈 수레처럼 계속 떠들어댈 겁니다. 하지만 그들의 힘은 덧없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대중적 지지를 결코 받은 적이 없습니다.”

주마는 “민중의 지도자” 이미지를 내세워 2009년에 집권했다. 그의 이미지는 자유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에이즈의 참상을 부인한 전임자 타보 음베키와는 대비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마는 음베키가 걷던 친기업적 노선을 계속 따랐고 그 대가로 두둑한 보상을 받고자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부패 혐의가 제기되고 저임금·실업·빈곤에 시달리는 남아공 흑인들의 현실이 변하지 않으면서 주마의 친서민 이미지에는 금이 갔다.

이후 콰줄루나탈주(州) 은칸들라 교외에 있는 주마의 자택을 개조한 것을 두고 추문이 불거졌다. 주마는 국가 재정으로 목장, 원형극장, 수영장, 관광안내소가 딸린 으리으리한 대저택을 지었다.

주마 자택 앞 시위에 참가한 한 시위대의 말에 부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집약돼 있다. “우리가 굶주릴 때 주마는 배 채운다.”

사퇴

2018년에 주마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대중 투쟁이 벌어진 덕이었다. 주마는 의회에서 대통령 불신임안이 논의되던 중에 자진 사퇴했다.

주마 지지자들은 여당 ANC 내부에서 정쟁을 벌였지만, 그들의 힘은 점차 약해졌다.

ANC 전국위원회는 지난주에 이런 성명을 발표했다. “일개인의 이익이 남아공의 민주주의와 국익에 우선할 수도 없고 민주주의와 국익을 위태롭게 해서도 안 된다.”

주마의 실명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이 성명이 누구를 가리키는지는 분명하다.

해방 투쟁의 영웅에서 구속된 부패 사범으로 전락한 주마의 행적은 더 광범한 변화와 ANC 정치의 약점을 반영한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은 위대한 승리였다. 하지만 남아공의 경제 권력은 다국적기업들, 백인 사장들, 한줌의 흑인 부자들이 여전히 틀어쥐고 있었다.

현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를 비롯한 ANC의 몇몇 지도적 인사들은 사기업에서 떼돈을 벌어들였다. 기업 고위직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은 국가 기구를 이용해 사치스런 삶을 영위할 돈을 마련했다.

주마의 착복은 대기업들에게 전혀 문젯거리가 아니었다. 주마가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고 나서야 대기업들은 그를 갑자기 어마어마한 도적으로 몰아붙였다.

훨씬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주마의 수감만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남아공 금속노조 사무총장 어빈 짐이 옳게 지적했듯, 주마를 비난하는 사람들 중에는 민영화를 밀어붙이려 단단히 벼르고 있는 자들이 있다.

짐은 “백인들의 독점 자본과 동침하고 기업 이사회에 한자리를 하사받은 우파 전사들”을 비판했다.

“그런 자들이 법질서 수호를 운운할 때면 화가 치밀어오른다.”

카스릴스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건설하려 애썼던 대안적 사회주의 체제가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남아공은 이런 난국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에 신뢰성 있는 정치·경제 체제를 만들 기회를 놓친 것이 더없이 한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