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교육부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 발표 ⓒ출처 교육부

7월 29일에 교육부는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이 병행되면서 발생한 학력 격차 확대를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0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서 보통학력 이상이 감소하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증가했다는 것을 그 근거로 삼고 있다.

정부가 기초학력 저하 대응을 거론하는 것은 단지 코로나 확산 때문은 아니다. 코로나 확산 전에도 정부는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 발표(2019년 3월)와 관련 법안 발의, 진단 평가 확대 추진 등을 한 바 있다.

사실 정부가 말하는 ‘기초학력’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 이수에 필요한 최소한의 학력을 의미한다. 그리고 국가 수준 교육과정은 소수의 학생 선발을 목적으로 하는 시험 제도(한국에서는 특히 명문대 진학자 선발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입시)라는 큰 틀에서 만들어지고 운영되고 있기에, 요구되는 학습 수준은 높고, 학습량이 과대하다. 다수의 학생들은 시험 경쟁 속에서 교육과정을 쫓아가기 급급하고, 경쟁에서 도태한 다수는 열패감을 느끼며 학습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 교육의 근본적인 특징이다.

따라서 정부가 학력 격차, 기초학력 미달 등을 문제 삼는 것은 부유층 아이들에게 훨씬 유리한 국영수 점수 경쟁 질서 속으로 학생들을 더욱 끌어들이겠다는 셈이다.

이번 대책도 핵심은 시험과 보충수업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기초학력이 미달된 학생들을 걸러내는 컴퓨터 기반 평가 방식(CBT)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한다. ‘단위 학교 자체 진단 및 자율 참여’, ‘결과 비공개’, ‘맞춤형 학습 회복 등에 활용’ 등의 단서를 달아, 전국적인 일제고사가 아니라고 변명하지만 결국 시험을 늘리는 방향인 것이다. 우파들이 학력 격차 문제를 부각하며 일제고사 실시를 주장하고 있는데 말이다.

또한 전체 초중고교생의 3분의 1이 넘는 203만 명에게 집중 보충수업을 시키겠다고 한다. 안 그래도 학교 공부에 흥미가 떨어진 학생들에게 교과 수업을 연장시키는 꼴이다. 또한 방과 후에 교사들이 방역과 행정 업무, 수업 준비와 정리 등으로 허덕이고 있는데, 보충수업까지 떠넘기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자율적 보충수업’이라는 명목으로,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성적 향상을 위해 횡행했던 강제 보충수업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시험 확대와 보충수업이 ‘학력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시험을 통해 ‘기초학력 미달자’이라는 낙인을 찍고, 그 학생들에게 보충수업을 시키는 것은 오히려 학생들의 열패감을 키우고 학습 의욕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다.

과밀학급

반면,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내놓은 지원 방안들은 매우 부족하다.

예컨대, 정부는 협력수업(1수업 2교(강)사 배치), ‘두드림학교’(교감, 담임교사, 특수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등이 학생 다중 지원)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협력수업 정책은 협력교사 대부분이 시간강사 신분이라 교사들과 충분한 수업 협의 등을 하기 어려워 그동안 별 효과를 내지 못했다.

또한 두드림학교는 인력이 충분하지 않고, 상당수 상담교사(상담사)들이 기간제 교사이거나 순회 교사여서 상담 운영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이와 관련한 충분한 재정 지원과 정규 교사 충원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정부는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시급히 필요한 과밀학급 해소에도 매우 미온적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8명 이상이 되는 과밀학급(전체 학급의 18.6퍼센트)에 대해서만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겠다고 한다. 전교조 등이 꾸준히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를 요구해 왔는데, 이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정규 교원 정원 감축, 교원 양성 규모 감축과 교사 자격 유연화 계획 등을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기간제 교사를 늘려 때우는 방향일 것이다.

요컨대 정부는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재정 투입, 교사 수 확충과 같은 방안은 실행하지 않으면서, 기초학력 미달자의 학력 제고 방안으로 더 많은 시험과 그로 인한 낙인 효과 키우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교사 노동 강도 강화와 비정규직 교강사 양산 등으로 때우려 한다.

애초 문재인 정부는 대학 서열 완화, 입시 경쟁 완화 등 교육 개혁을 내세우고 당선했다. 그러나 이제 교육 개혁은 안중에도 없고 우파들의 눈치를 보며 입시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진정으로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을 살리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교육 여건 개선, 입시 철폐 등을 요구하는 투쟁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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