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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감옥에서 온 편지:
“한국 국보법 사건의 마지막 구속자로 남기를 바랍니다”

〈노동자 연대〉에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노동자 연대〉 발행·편집진 분들께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주 〈노동자 연대〉 신문과 서신을 반갑게 받아 보았습니다.

저는 지난 8월 2일 국보법으로 구속된 병원 노동자 박승실입니다. 그간 장기적인 국정원의 내사 이후 지난 5월 27~28일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공개·강제 수사가 진행되며 국보법·국정원과의 장기적인 투쟁이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무단 압수수색에 대한 대법원 재항고 및 수사기관에 대한 위법성 고소 등을 다투며 나름의 대응과 투쟁을 이어오던 저는 지난 8월 2일 구속이 결정되면서, 국보법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장기 단식에 돌입하였습니다.

영장실질심사 직후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사들의 경쟁적인 피의사실 유포, 수사기관(검찰·국정원·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대)의 수사 자료 유출에 항의하여, 8월 11일부터는 경찰(국정원·국수본) 조사 거부, 치료 거부로 단식을 계속해 오면서 현재 47일째 인신 구속 상태입니다.

검찰 조사까지 거부하면서 구속 연장 기간을 재차 연장하며, 아마 오늘 중으로 기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8월 20일 청주여자교도소로 검찰 송치되면서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체중 감소(35kg)·저혈압·서맥 증상 등이 나타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지내다시피 하였고, 전해질 불균형 등 추가 건강 악화 소견이 염려되어, 지난 8월 30일 근 한 달간의 장기 단식을 마치고, 현재 죽으로 회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공소제기가 되면, 재판을 통하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 시대의 악법과의 투쟁을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국보법 폐지 10만 청원 등, 국보법 전면 폐지 여론이 급등한 시기를 틈타 사건화된, 소위 ‘충북 간첩단’이라는 어마어마한 **를 씌운 국보법 사건은, 역설적으로 이제는 국보법이 반드시 전면 폐지되어야 하는 계기로 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으로 저의 미력한 투쟁이나마, 저를 비록한 사건 구속자들이 한국 국보법 사건의 마지막 구속자로 남기를 마음에 새겨 투쟁해 나가려고 합니다.

〈노동자 연대〉 신문의 넷플릭스 드라마 〈D.P〉, 버닝썬 취재 기록 등 분석·소개 기사들, 각 주요 사건들에 대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잘 보았습니다.

〈노동자 연대〉 신문을 지속하여 보내 주신다면 감사히 잘 받아 보겠습니다.

더불어 지난호인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소식과 청주 활동가 구속 기사가 실린 신문도 함께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노동자 연대〉의 무궁한 발전과 건투를 빕니다.

(*추석 연휴 관계로 답신 도착이 좀 늦어질 것 같습니다.)

2021. 9. 17.

청주여자 교도소에서 구속자 박승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