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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그린워싱’ 행사에 폭증한 노동강도, 불만이 터져 나오다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한국지점(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0월 7~8일에는 요구 사항을 알리는 전광판 트럭을 서울 시내에서 운행한다. 스타벅스에는 노동조합이 없지만,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불만이 모여 목소리를 내게 됐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트럭시위’ 이틀째인 10월 8일 서울의 한 스타벅스 지점 앞으로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이미진

노동자들의 분노를 촉발한 계기는 최근 스타벅스가 진행한 ‘리유저블 컵’ 행사다. 스타벅스는 친환경을 내세우며 다회용 컵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했는데, 이 행사로 매출은 100퍼센트 이상 증가했지만 노동자들은 업무 폭증을 감내해야 했다.

스타벅스는 주기적으로 다이어리, 기념 카드 등등 온갖 이벤트를 하지만, 그때마다 소수 직원이 쉬지도 못하고 밀려드는 손님을 맞아야 한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한 스타벅스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계속된 행사들 때문에 의무 연차조차 소진하지 못하는 파트너들(직원)이 많고, 저 또한 지금 14개의 연차가 남아 있고 지금 3주 이상 휴일 근무 중입니다.”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고, 주어진 휴게시간이 있는데 그것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게 제일 문제입니다.”

스타벅스가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리유저블 컵’의 재질은 일회용 포장재와 배달 용기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이다. 플라스틱을 줄이자면서 또 다른 플라스틱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는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스타벅스 사측은 인력을 충원하기는커녕 유연 근무를 강요해 왔다. 들쑥날쑥한 교대근무는 노동자들의 일상과 건강에도 악영향을 줬다.

또한,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서 약간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아 왔는데, 중간 관리자급이 연장 근무를 해도 월급이 200만 원 초중반 수준이다. 바리스타의 경우 연장 없이 하루 5시간 근무를 하면 월급이 110만 원밖에 되지 않는데 경력이 쌓여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

이처럼 스타벅스의 친환경, 사회적 책임 같은 이미지 뒤에는 끔찍한 노동환경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던 것이다. 2020년 스타벅스 한국 사업장에서 직원 613명이 정신질환 진료를 받았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류호정 정의당 의원). 이는 5년 전 172명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 7월 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도해 이마트가 인수했다.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에 신세계그룹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서 조건을 개선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