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렌도 가족이 드디어 난민 인정을 받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지 거의 3년만이다. 기쁜 승리의 소식이다.

루렌도 씨의 아내 보베테 씨는 전화 통화에서 벅찬 기쁨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금 루렌도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고 아이들은 학교에 있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데 빨리 알려주고 싶다. 너무 기쁘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감사하다!”

2018년 12월 말 앙골라 난민 루렌도·보베테 씨 부부와 당시 10살도 되지 않았던 네 자녀는 피난처를 찾아 한국에 왔다. 그러나 법무부는 난민심사를 받을 자격이 없다며 입국을 불허했고, 루렌도 가족은 9개월여 동안 인천공항에서 노숙 생활을 해야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광범한 연대 운동이 벌어졌다. 그리고 루렌도 가족은 인권 변호사들의 도움으로 입국 불허 결정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마침내 2019년 10월, 루렌도 가족은 항소심 끝에 승소했고 공항을 벗어났다. 숱한 고생과 고비를 이겨낸 루렌도 가족의 의지와 힘이 연대 운동의 불씨가 됐다.

2019년 288일 만에 공항 입국장을 나온 루렌도 가족이 환영객들에게 손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조승진

루렌도 가족은 이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한 도시에 정착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루렌도 씨도 공장에 취직했다.

그러나 2021년 4월 문재인 정부는 냉혹하게도 난민 심사에서 루렌도 가족에게 난민 불인정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다시 마음을 졸이며 지냈야 했다. 루렌도 가족은 이의신청을 했고 재심사에서 드디어 난민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필자는 2019년 루렌도 가족이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갈 때가 생각난다. 그때 루렌도 씨는 연대하러 온 이들이 든 팻말을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Bon courage, les Lulendo”(루렌도 가족 힘내세요), “Nous allons gagner”(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이제 미래시제가 아니게 됐다.

그러나 이 순간 여전히 많은 난민 신청자들이 가슴을 졸이며 난민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 정부는 ‘버텨 볼 테면 버텨 보라’는 식으로 난민을 대하고 있다.

오늘도 많은 난민들이 온갖 차별과 현실적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하루하루 팍팍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화성외국인보호소 측이 구금된 모로코 국적의 난민에게 이른바 ‘새우꺾기’ 고문을 한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전쟁과 기아 그리고 온갖 차별과 박해를 뚫고 국경을 넘는 난민들은 원하는 곳에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원하는 곳에서 살고자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죄는 국경 통제를 강화해 난민들이 고통과 박해를 피할 수 없게 하는 지배자들에게 있다.

전쟁과 박해, 곤궁 등을 피해 어렵사리 우리 곁에 찾아 온 난민들은 따듯한 환영을 받을 자격이 있다. 난민의 입국과 안정적인 체류를 보장하고, 취업과 생계 지원 등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