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파리바게뜨) 화물 노동자들이 사측의 거듭된 합의 번복, 계약해지와 손해배상 철회를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파업하고 있다.

우파 언론의 계속된 왜곡·비난 속에 노동자들은 “제발 우리 요구를 제대로 좀 알아 달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들의 거짓말과 “폭력”, “불법” 운운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면서 말이다.

“밥 먹듯 합의를 어긴 건 SPC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비난을 받아야 합니까? 왜 해고되고 손배를 맞아야 하는 겁니까? 너무 일이 고되니 대기시간 좀 줄여 달라고, 노동강도 좀 낮춰 달라고 하는 건데, 돌아온 건 노조 탄압이었어요.”

SPC그룹은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매출이 늘었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5.3퍼센트 증가했다.

반면,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려 왔다. 지난 10년간 매장수가 크게 늘었지만, 인력은 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장시간·고강도 노동에 내몰렸다. 그런데도 운임은 10년간 동결됐다.

9월 30일 화물연대 조합원 등 1000여 명이 모인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 ⓒ조승진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투쟁에 나서자, SPC 사측은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척하더니 합의를 번복하고 탄압에 나섰다. 뻔뻔하게 사측은 최근 정당한 파업을 파괴하려고 투입한 대체 차량·기사 운영 비용까지 모두 노동자들더러 책임지라며 추가 손해배상 청구를 압박하고 있다. 한 달여간 파업으로 인한 추정 손실금이 80억 원이라며 “화물연대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10일이 운임(임금)을 받는 날인데, 한 푼도 못 받았어요. 파업 전에 일한 운임도 안 준 거예요. 이런 식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겁니다. 그러면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먹고살라는 건지. 억장이 무너집니다.”

분통

노동자들은 임기 말 문재인 정부의 노동탄압 한복판에서 대체수송을 막아 서며 격렬하게 투쟁해 왔다. 수천 명이 동원된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 무더기 연행과 구속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파업 대열이 대체수송 저지를 위해 세종 공장과 청주 공장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지만, 안타깝게도 연대가 충분치 않아 결국 밀려났다. 수도권 일대의 SPC 공장, 물류센터 등을 돌며 기습 팻말 시위, 홍보전 등을 이어 가고 있다.

한 노동자는 말했다. “우리보다 세 배, 네 배나 많은 경찰 병력이 우리를 밀어내니 당할 재간이 없어요. 도대체 경찰은 누구 지키라고 있는 겁니까? 노동자들은 다 때려잡고, 대기업 사장님, 회장님 지키라고 있는 건가 봐요.”

다른 한 노동자는 SPC 회장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조차 거부한 민주당에 불만을 드러냈다. “대선 판에서 우리 투쟁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 같아요.”

민주노총 파업, SPC 파업 등 노동자 투쟁에 대해 정부는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고, 민주당도 정부 입장과 다르지 않다. ‘대선 국면에서 당이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없다’, ‘화물연대가 백기를 들어야 할 상황 아니냐’는 게 민주당의 분위기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정의당, 진보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

정의당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노조 설립 초기에 불법 파견 문제를 정치 쟁점으로 만든 일등공신인 만큼 노동자들의 기대가 있다.

한 노동자는 말했다. “아스팔트 위에서 밥 먹고 일할 때보다 더 힘들 게 투쟁하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 힘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을 기대하고 있어요.”

완강한 사용자뿐 아니라 정부 탄압에서 맞서고 있는 SPC 화물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파업으로 돌파구가 열리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10월 15일 전국 주요 거점, SPC공장, 물류센터 앞에서 SPC 자본을 규탄하는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연다. 화물연대는 10월 20일까지 쟁의 찬반투표를 완료하고 곧이어 파업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의 노동탄압에 맞선 광범한 저항이 구축돼야 한다. 10월 20일 민주노총 하루 파업만이 아니라 연대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