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벨라미 포스터가 기후 변화 대처 방법을 놓고 제이콥 미들턴과 인터뷰를 했다. 포스터는 미국의 마르크스주의 월간지 《먼슬리 리뷰》(월간평론)의 공동편집자이다. 자본주의 하의 생태계와 미국 제국주의, 주류 언론 등의 실체를 들춰낸 저서들이 있다. 제이콥 미들턴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저널리스트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진정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세계 곳곳에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투발루 같은 몇몇 섬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허리케인의 강도가 세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 온난화의 결과들을 보기 시작했고 앞으로 더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제 생각에 지금 당장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진 듯합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온난화를 막기 위해 뭔가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방향을 되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해놓은 일이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결과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지구 온난화 과정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대기 중에 축적된 온실가스의 양이 늘어났기 때문에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한다고 해도 지구 온난화는 어느 정도 더 진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상승하는 것을 막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 결과가 심각할까요?

네. 원래 그것은 우리가 피하려고 한 것이었습니다. 기온이 그 정도 오르면 심각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경고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배출량을 줄이면 최악의 재난들로 향하고 있는 지금의 진로를 바꿀 수는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그런 재난들은 우리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에서 60∼80퍼센트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배출량은 증가했습니다. 지금의 배출량은 1990년 수준보다 높습니다.

미국이 서명을 거부한 교토의정서는 배출량을 줄이는 아주 작은 첫걸음일 뿐입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최악의 경우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5도 이상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늘어나고 있는 경고들은 지구 온난화가 우리의 예상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심지어 IPCC가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두 배나 빠를 수도 있습니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나온 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이 최대 10도나 오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상황은 더 심각해 보입니다. 양(陽)의 되먹임(피드백) 과정에 따른 기후 변화의 가속, 특히 급작스런 기후 변화는 더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또, 전에는 상상하기 어렵던 지구 온난화의 효과가 점점 더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타임〉 지는 제가 얻는 정보의 중요한 원천 중 하나는 아니지만 그 잡지의 영향력 때문에 흥미롭기는 합니다. 이 잡지는 표지 기사에서 지구 온난화 때문에 허리케인의 위력이 커진다고 했습니다. 최근의 과학 연구들은 그것이 사실임을 시사합니다. 물론 어떤 특정 허리케인을 보고 이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해수면이 따뜻해지고 바닷물의 높이가 상승하면 허리케인이 더 강력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또, 지구 온난화가 세계 식량 생산에 끼칠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 국제쌀연구소와 그 밖의 다른 과학연구소들은 지구의 온도가 1도 올라가면 쌀과 밀과 그 밖의 다른 주요 곡물의 생산량이 10퍼센트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일입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미국의 여론이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여파 때문에 바뀌었습니까?

사람들은 생각이 뒤섞여 있습니다. 몇 주 전쯤 제가 환경사회학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포스터는 오레곤대학교 사회학 교수이다] 지구 온난화가 허리케인을 강력하게 만드는 구실을 한다고 말하자 대부분 그런 얘긴 처음 듣는다고 했습니다.

대중 지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것들이 서로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이제 겨우 알려지기 시작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그런 연관이 만들어지고 있고, 따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일반적인 인식은 지구 온난화가 점진적인 과정이고 그에 적응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점진적인 과정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 심각한 위기들을 잇달아 겪을 것이고 그 위기는 점점 더 확대될 것입니다. 그 과정은 급격히 가속될 것이고 우리가 다양한 중요 임계점을 통과하면서 문제는 확대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주 빨리 각성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활동가들에게 최고의 전략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재활용을 늘리고 자동차를 덜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개인적인 방식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각각 원자화돼 있고 나뉘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계속 그렇게 행동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개인적 이기심의 기초 위에선 낭비하도록 압력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일종의 정치조직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같은 사회 구조 아래서 사람들은 자동차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식 도로 설계 때문에 미국은 자동차 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가 됐습니다. 미국에는 이렇다 할 대중교통 수단이 없습니다. 모든 도시와 교외, 그리고 준교외의 구조 때문에 사람들은 가장 간편한 교통수단으로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미국인들이 하루 평균 11차례나 자기 자동차를 이용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음식을 사러 갈 때도, 직장에 갈 때도 사람들은 자동차를 이용하고 흔히 이 거리는 멉니다. 에너지 절약 등 도시 설계의 관점에서 이 모든 것은 비합리적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완전히 다른 체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치조직 없이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사기업에 교통 체계를 맡긴 나라에서 어떻게 우리가 대중 교통수단을 만들어 내거나 없앨 수 있겠습니까?

환경 운동의 관심사가 사회 정의나 대중 교통, 공공 소유 같은 좌파의 전통적인 관심사와 관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입니다. 사회적 책임이 결여되고 진정으로 대중 지향적이고 공유 지향적인 정치적·사회적 선택이 결여된 사회에서 산다면 상황은 훨씬 더 나빠질 것입니다. 미국의 자동차 문제는 도시의 위기와 연관돼 있습니다. 둘은 매우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뉴올리언스는 문제를 매우 분명하게 보여 줬습니다. 가난한 대중이 있었고 ― 미국의 다른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 그들은 차도 없고 신용카드도 없어서 도시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빠져나가는 걸 돕도록 고안된 대중 교통수단이 없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무시당합니다. 만약 도시와 도시를 잇는 꽤 쓸 만한 대중 교통 체계가 있었다면 상황이 그렇게까지 심각해지진 않았을 겁니다.

당신은 마르크스의 저작에 환경 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들어 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좀더 생태주의에 기울어 있는 사람들은 마르크스가 진정으로 환경 문제를 고민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왜 그럴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마르크스가 단지 한결같이 산업주의를 지지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가 산업주의 ― 즉, 자본주의적 산업주의 ― 를 비판하기도 했다는 사실은 못 본 체하곤 합니다. 확실히 반(反)생태학적 마르크스주의자들도 많이 있고 모든 주요 정치 경향에 반(反)생태학적 사상가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는 글은 《공산당 선언》입니다. 그리고 마르크스가 부르주아지를 격찬한 것을 기억합니다. 이 책의 첫 부분에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산업화와 생산수단의 부단한 혁신, 근대 산업의 발전과 그 세계적 확산에 찬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점은 마르크스가 이런 것들을 중요한 발전이라고 ― 여러 가지 면에서 진보적 발전이라고 ― 봤음과 동시에, 이런 산업주의의 다른 측면을 비판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산업주의가 피지배계급뿐 아니라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비판했습니다. 사람들은 마르크스의 좀더 생태학적인 저작을 종종 띄엄띄엄 보거나 아예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저작인 《자본》에서 농업의 산업화가 끼치는 영향과 토양의 파괴에 대해 썼습니다.

마르크스의 생태학에 대한 몇몇 역사적 사실과 수많은 악선전, 그리고 잘못된 정보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갖게 됩니다. 마르크스가 반(反)환경론자로 묘사되는데도 우리가 환경과 사회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점점 더 그의 사상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입니다.

사실 그는 지속 가능 발전을 이해하는 데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는 특히 우리가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토양을 파괴하고 인간과 자연의 대사(代謝)에 균열을 만들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말했습니다.

대사의 균열이라는 마르크스의 개념은 오늘날 많은 사상가들이 해양과 지구 온난화 등의 문제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19세기에 마르크스처럼 사회 구조와 생태 위기 사이의 관계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가진 사상가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기후 변화에 맞선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정부에 즉시 요구해야 할 것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분명히 요구해야 할 게 있습니다. 대안이 없는 게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어느 면에서도 말이죠. 무엇보다 우리는 태양광 발전과 대안 에너지로 옮겨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기술을 갖고 있지만 온갖 정치적 장애 때문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예컨대 캘리포니아에서 빌딩에 태양열 난방기를 설치하려 했을 때 에너지 기업들이 이를 가로막았습니다. 물론 그 부문에서 얻는 이윤이 없어질까 봐 ― 시장에서는 조정되지 않을 것이고 이윤은 하락할 것이므로 ― 그런 겁니다. [하지만] 대안 에너지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는 많습니다.

개인으로서는 “좋아, 이제부터 내 집은 태양 주택으로 바꿀 거야” 하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장 그렇게 하려면 대다수 개인들에게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만약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다면 누구도 “난 이제부터 자동차 대신 기차를 탈 거야” 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창조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조직해야 합니다.

체제는 대단히 비합리적이고 낭비적인 방식으로, 또 많은 이윤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돼 있습니다. 자동차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운송수단 가운데 가장 비효율적인 것입니다.

분명히 우리는 자동차를 완전히 없애버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갖가지 대안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대안을 정치적으로 만들어 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하는 대상은 시장이고 기업의 목표인 이윤 추구입니다.

그렇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로 화석연료 소비에 기초해 건설된 경제에서 벗어날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화석연료에 이토록 중독돼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석유·자동차 산업 복합체에 극대 이윤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인간과 환경의 좀더 합리적인 관계를 만들어내려면 기존의 온갖 이해관계와 맞서 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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