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전두환의 군홧발 통치 본받아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윤석열 ⓒ출처 윤석열캠프

국민의힘 후보 윤석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 논란이 됐다.

10월 19일 윤석열은 국민의힘 부산 당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언제는 “5.18 정신을 헌법에 포함하자”더니, 어떻게 쿠데타와 광주 항쟁을 빼고 전두환을 평가할 수 있나? 쿠데타와 국가 폭력으로 전국적, 특히 광주에서의 저항을 진압하지 못했다면, 전두환 정권은 존재할 수도 없었다.

최근 윤석열은 ‘킹메이커’라는 김종인을 끌어들이려 여념이 없는데, 김종인은 ‘전두환 당’인 민주정의당의 발기인이자 1980년대 내내 민정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부역자다. 악취 나는 유유상종이다.

윤석열은 “전문가를 발굴해 권한을 위임”했던 전두환의 “책임 정치”를 본받겠다는 의미였다고 변명했다. 그 “전문가”란 전두환 정권 초기 경제수석(1980년~1983년)이었던 김재익을 의미한다. 김재익은 전두환의 “경제 과외 교사”라고 불렸을 만큼 경제 분야에서 전두환의 전적인 신뢰를 받았다.

김재익은 윤석열만이 아니라 우파와 재계, 경제관료들이 지금도 높이 평가하는 인물이다. 김재익은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는 기조로 긴축과 저임금을 추구했고, 한국 경제의 체질을 국가자본주의에서 시장화·개방화로 전환하려 했다.

따라서 김재익을 노동자들이 높게 평가할 이유는 전혀 없다.

시장주의 우파들은 김재익(과 그를 기용한 전두환) 덕분에 1980년대 후반 호황이 가능했다고 말하지만, 이는 완전히 부풀려진 신화일 뿐이다.

물가 안정과 호황은 세계적인 저물가·저유가·저금리(이른바 3저호황)라는 상황에 연동돼 가능했다. 또, 전두환 정권은 냉전기 동안 미국 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세계은행의 공공차관, 일본의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당시 한국 GNP의 5퍼센트, 외채의 10퍼센트에 이르는 큰 액수였다.

무엇보다 전두환 정부 시절은 착취와 억압, 노동자 서민들의 피눈물로 얼룩진 시간들이었다.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서 기업들은 엄청난 이윤을 축적했지만, 노동자 쥐어짜기는 멈추지 않았다. 전두환 정부의 엄혹한 독재와 탄압이 강압적인 군대식 노동 규율의 유지를 뒷받침했다.

전두환은 쿠데타 성공 직후 ‘노동조합 정화 조치’로 1970년대 건설된 민주노조를 파괴했고, 물가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추곡수매가와 임금 상승을 법으로 억제해 노동자와 농민에게 고통을 떠넘겼다.

윤석열의 역사관은 이런 과정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당시 경제가 좋았으니 “잘했다”는 식인 것이다. 철저한 지배계급 관점의 역사관이다.

결국 전두환 독재는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투쟁에 의해 도전받았고, 군부 독재는 뒤로 물러났다. 원풍모방 노동자들의 투쟁부터 1985년 대우차 파업과 구로동맹 파업 등 전두환 정부 하에서 탄압을 뚫고 숱한 투쟁이 벌어졌고, 끝내 19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으로 절정을 맞았다.

나머지 후보들도 도긴개긴

홍준표 등 나머지 국민의힘 후보들은 “호남에 들인 공이 얼만데, 공든 탑 무너뜨리는 짓을 했다”(홍준표)며 윤석열을 비난한다.

그러나 나머지 후보들도 전두환 옹호로 치면, 윤석열 못지않다.

홍준표는 2017년 대선 때 ‘전두환 등의 뒤를 잇는 희망이 되겠다’고 한 바 있다.

유승민도 윤석열과 마찬가지로 전두환의 김재익 기용을 높이 평가해 왔다. 유승민의 아버지 유수호는 ‘전두환 당’(민주정의당) 의원이기도 했다.

원희룡은 2007년 1월 2일 새해를 맞아 전두환 집에 찾아가 세배까지 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행태에 대중의 반감이 크자, 최근 이들이 전두환 대신 추켜세운 건 전두환을 키운 박정희다. 10월 20일 대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예비후보 토론회에서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박정희는] 5.16 쿠데타라는 잘못된 방법으로 정권을 탈취했지만 5.18[전두환의 광주 학살]과 같이 민간인을 살해하진 않았다.”(유승민)

“[박정희야말로] 뛰어난 용인술의 교과서이자 레전드.”(원희룡)

홍준표는 대구에 “박정희 공항”을 짓겠다고 했다.

전두환의 대안이 한국 군사독재의 시작이자 전두환 정권을 잉태한(전두환 정권은 ‘유신 없는 유신 체제’로 불렸다) 박정희라니, 이들의 윤석열 발언 공격이 얼마나 껍데기뿐이고 반동적인지 알 수 있다.

국민의힘 후보들의 역사 공방 속에는 탐욕스런 지배자들의 허위와 위선만 가득하고 대중의 삶과 정의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