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을 몰고 올 기후 변화를 피하려면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다른 종류의 체제가 필요한 것이다.

지난 주말 제26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COP26) 항의 시위에 참가한 수많은 사람들도 대부분 이에 동의할 것이다.

“기후 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라는 구호는 최근 몇 년 사이 열린 기후 시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호 중 하나가 됐다.

이 구호(와 구호에 깔린 사상)가 인기를 얻은 것은 기후 운동 내에서 좌파가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기후 운동의 급진화를 보여 주는 또 다른 증거는 많은 기성 세력들이 거리 운동의 언어를 베끼고 있다는 것이다.

NGO들, 심지어 몇몇 정치인들도 급진적으로 들리는 언사를 갈수록 많이 하고 있다.

COP26에 참가한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청년들에게 기후 변화에 “계속 분노하라”고 했다.

하지만 오바마의 결론은 그다지 급진적이지 않다. “순수성을 지나치게” 고집하지 말라, “목숨이 걸린 일인 것처럼 투표하라.”

그런 발언들은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공격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오바마와 NGO들의 메시지는 운동이 기존 체제 내에서 용인되는 수준의 정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체제 변화를 체제 개혁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체제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유지해야 한다는 호소다.

COP26에 항의하는 시위대 기후 위기 해결을 가로막는 권력자들에 맞서려면 자본주의 자체에 도전해야 한다 ⓒ출처 가이 스몰만

지난주 COP26 항의 시위에서는 사회주의자, ‘멸종 반란’ 활동가, 노동당 지지자, 녹색당 지지자, 노동조합 활동가 등이 여러 NGO들과 함께 행진했다.

시위에는 특정 단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단결된 행동은 강력하다. 하지만 운동의 활력을 그저 찬양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운동 안에서 사상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11월 6일 시위 이후, COP26연합[COP26 대응 행동을 위해 결성된 연대체]이 주최한 ‘COP26 민중 총회’가 열렸는데, 여기서 “체제 변화”가 뜻하는 바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몇몇 발언자들에게 그 말은 기업·정부와 협력해 노동자들에게 더 친환경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뜻이었다.

또 다른 발언자들에게는 현 체제의 틀 안에서 ‘그린 뉴딜’을 하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재앙으로 떠미는 기업주들의 그칠 줄 모르는 이윤 몰이에 도전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저술가 안드레아스 말름의 말처럼, “지배계급이 그 본질상 재앙을 가속시키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대응도 할 수 없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들은 자신의 본질에서 비롯한 충동에 따라 자진해서 파멸로 향하는 불길을 일으키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체제 변화”는 지구를 파괴하는 화석연료 자본주의를 끝장내자는 호소다.

“기후 변화가 아닌 체제 변화”라는 구호는, 자본주의를 철폐해야 하고 그러려면 혁명이 필요하다는 의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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