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텔 사측이 노동자 15명에게 12월 10일부로 정리해고 하겠다고 통보했다.

세종호텔은 서울 명동 소재 객실 333실 규모의 특2급 호텔이다. 수년간의 희망퇴직과 외주화 확대로 2011년 300명에 육박하던 정규직 노동자가 현재 39명으로 대폭 줄었다.

사측은 이조차 성에 차지 않는지 짧게는 2년, 길게는 30년 가까이 세종호텔에서 일해 온 노동자들에게 한 치의 거리낌도 없이 해고를 통보했다. 정리해고 대상자 중에는 육아 휴직 중이거나 정년퇴직을 몇 개월 앞둔 노동자도 있다.

11월 5일 세종호텔 앞에서 열린 ‘세종호텔 정리해고 기도 분쇄 결의대회’ ⓒ이미진

정리해고 대상자 15명은 모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이하 세종호텔노조) 조합원이다. 이들 대부분은 올해 사측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반발해 친사측 노조를 탈퇴하고 세종호텔노조에 집단 가입했다.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다.

사측이 내세운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은 더 황당하다. 조리와 식기 세척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업무와 아무 관련도 없는 외국어 구사 능력을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재산세 납부 내역도 포함돼 있다.

경영 악화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정리해고에 ‘공정한 기준’ 따위가 있을 리 없다.

세종호텔노조는 사측의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노사 협의체 참여 요구를 거부했다. 그리고 개별교섭을 진행하며 ‘선고용보장, 후고통분담’과 자산 매각을 통한 경영 정상화, 식음료 영업장 운영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 대부분 사측의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절차에 응하지 않고 저항했다.

세종호텔은 세종대학교를 운영하는 교육재단 산하 수익사업체이다. 세종대학교 재단은 기부금과 배당 명목으로 매년 수억 원을 챙겨왔다. 영업이 잘될 때는 주주의 권리를 내세우며 이익금을 고스란히 챙겨가더니, 영업이 조금 어려워지자 노동자들을 정리해고로 내팽개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다. 세종호텔노조가 대통령 비서실로 서신을 보내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을 신청했지만, 관련 기관이나 국민신문고로 신청하라는 형식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민주노조와 함께 투쟁하기로 결의한 조합원들이 꿋꿋하게 싸워 정리해고를 철회시키고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지지와 연대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