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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장해야 하고, 그럴 수 있습니다”

홍콩 반WTO 시위에는 영국의 반자본주의 단체인 ‘저항의세계화’의 조직자 가이 테일러가 참가했다. 그에게 이번 반WTO 투쟁의 의의에 대해 물었다.

각료 회담은 서방과 유럽, 미국의 관점에서 보자면 성공이었죠. 우리 편에게는 재앙이었던 셈이구요. 막바지에 채택된 합의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비참한 처지로 내몰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점을 덧붙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료회담에서 합의하는 것과 막상 이 합의를 전 세계 모든 나라들에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이제 WTO의 정책에 반대하는 논쟁과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우리가 그런 정책들이 실현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WTO 회담 다음날 아주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볼리비아 선거 결과가 그것입니다.

볼리비아는 GATS(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나 WTO 정책의 전시장이었습니다. 이제 에보 모랄레스가 승리했습니다. 또 하나의 라틴아메리카 국가가 선거를 통해 신자유주의를 거부한 것이죠. 이번 회담은 재앙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팔로 머리 위에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우리는 홍콩을 사랑한다” 하고 몇 시간 동안이나 외치던 모습을 저는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데, 왜냐하면 우리가 시위를 할 때 우리에겐 항상 우리의 목소리를 듣는 청중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청중들은 거리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들이죠. 그들은 매장 안에서 여러분을 내다보거나 사무실 안에서, 또는 거리에서 지켜볼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야말로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두 가지 중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사람들에게 WTO가 무엇인지, 신자유주의가 무엇인지, WTO에서 이루어지는 결정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계속 알리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홍콩에서 이루어진 결정들이 말리 같은 곳의 전력 사유화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두 번째 과제는 강력한 시위와 운동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음 WTO 회의가 어디에서 열리든 그곳에 더 많은 사람들이 집결하도록 해야만 합니다. 우리 운동은 성장해야만 합니다. 지금 우리에겐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습니다.

언론사들은 늘 폭력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훨씬 작은 분량이라 하더라도 칼럼이나 기사를 통해 대체 무엇이 쟁점인지에 대해 다룹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문에서 경찰들이 곤봉과 몽둥이로 사람들을 공격하는 사진을 보는 동시에 농민들의 삶이 어떻게 될 것인지, 교사들은 어떻게 될 것인지, WTO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처지는 어떠한지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됩니다.

우리는 그런 정보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홍콩에 모인 사람들의 수는 1만 명 정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를 바꾸기 위해 서는 수십, 수백만 명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단지 WTO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점 또한 기억해야 합니다. WTO는 지배자들, 특히 전 세계의 기업과 정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입니다.

만약 오늘 당장 WTO가 없어진다고 해도, 물론 저는 그러길 바라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싸워야만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이 WTO 반대에서 자본주의 반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사회주의를 대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만 합니다.

많은 점에서 홍콩 시위는 방어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우리는 더 큰 운동을 건설할 수 있고 방어적 투쟁에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세계를 위해 투쟁해야 합니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싸우지 않는다면 우리의 처지는 더욱 악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