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러시아에서 푸틴에 맞선 반전(反戰) 운동에 참가하는 러시아의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사회주의 경향’이 3월 2일에 보낸 호소문이다.


지난주 모스크바 반전(反戰) 시위 ⓒ출처 Акутагава

전쟁터에서의 맹공격이 항상 국내에서의 맹공격으로 이어진다는 규칙은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들어맞습니다.

러시아가 침략 전쟁에 휘말릴수록 러시아 국내에서는 반전(反戰) 운동가와 사회 운동가들에 대한 탄압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공안 기구들이 탄압이 임박했음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군경이 반전 집회를 강제 해산하고 활동가들을 구금하고 있습니다.

전쟁 발발 후 1주일밖에 안 됐지만, 현재 [탄압을] “옥죄는” 아래와 같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 특무대가 반(反)군사주의 활동가들에게 객관적인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러시아 형법 275조 “조국 반역죄”를 적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법의 최대 형량은 징역 20년입니다. 전쟁 반대 선전도 이 조항에 의거해 처벌될 수 있습니다.
    언론 매체들은 “전쟁”, “점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됐습니다. ‘에코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 같은 그나마 남아 있는 반정부 언론들이 폐간되고 있습니다.
  • 정보 통신 기술과 대중 매체를 감독하는 연방정부 기관 ‘로스콤나조르’는 언론 매체 10곳에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사를 삭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로스콤나조르’는 이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을 “부적절한 정보”라고 판단합니다.
    당국은 〈메디아조나〉, ‘도시치’, 〈노바야 가제타〉, ‘에코 모스크비’, 〈이노 SMI〉, 〈뉴 타임스〉, 〈스바보드나야 프레사〉, ‘크림.레알리’ 같은 언론들과 《주르날리스트》, 《레니즈다트》 같은 전문지들에 그런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제 러시아군의 상황을 보도할 때는 러시아 국내 소식통만 인용할 수 있습니다.
  • 러시아 연방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이 보편적 인권 및 러시아인의 언론의 자유 등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다고 말합니다. 러시아에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오류가 뜨기 때문에 해외 동지들과 신속하게 연락을 취할 수가 없습니다.
  • 병무청이 몇몇 남성 예비군들의 집에 “정보 확인”을 명분으로 통지서를 발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조처가 다름 아닌 반전 운동가들에게 영향이 있으리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국주의 전쟁을 계급 전쟁으로” 2월 27일 러시아 사회주의 활동가들이 니즈니 노브 고로드에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러시아 ‘사회주의 경향’

러시아와 나토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억압받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푸틴의 제국주의적 팽창에 환호했던 러시아인들은 이제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물가가 엄청나게 오르기 시작해, 러시아의 사회적 붕괴가 거의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기업들은 놀라운 속도로 러시아를 떠나고 있습니다. 애국주의 광풍은 8년 전보다 훨씬 못합니다.

러시아 현대사상 유례 없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해외 동지들과 소통하는 매 순간이 마지막 교신일 수도 있습니다. 전쟁에 반대하는 좌파 활동가들 모두에게 이 소식을 알려 달라고 호소 드립니다.

푸틴의 러시아는 대다수 나라와의 항공편을 차단해, 정치적 망명을 위한 이민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했습니다. 러시아를 탈출한 반전 운동가들, 사회 운동가들을 가능한 한 지원하고 푸틴 정부에 송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모든 국제사회주의자들의 의무입니다.

반면, 러시아 사회주의자들의 임무는 제국주의의 배후, 러시아의 심장부에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저항하는 것입니다.

민중에게 자유를! 제국에 죽음을!


친서방 국가인 한국에 사는 우리들이 러시아의 반전 운동에 연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러시아의 전쟁에만 반대하는 것을 넘어서 서방이 제재로 갈등을 키우고 한국 정부가 이에 동참하는 것에도 맞서는 것이다.

3월 6일 서울 종로타워 앞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서방과 한국 정부의 러시아 제재 반대! 국제 행동의 날’에 다함께 참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