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하고 싶다” 3월 14일 서울 CJ택배 본사 앞에서 열린 공동합의 불이행 및 집단해고 규탄 회견 및 결의대회 ⓒ신정환

전국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이 합의문을 작성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일부 대리점(20여 곳) 소장들이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고, CJ대한통운 원청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노조 발표를 보면, 3월 14일 오후 2시 CJ대한통운 택배 파업 조합원 1700여 명 중 545명이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리점 소장들은 노동자들이 부속합의서(당일 배송, 주 6일제, 터미널 도착 상품의 무조건 배송 등 과로사를 부추기는 내용 포함)를 수용하거나 쟁의권 포기 각서를 쓰라고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들도 조건 개선 내용을 담은 표준계약서를 쓰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또한 61명에 대한 해고 통보도 철회되지 않고 있다. 이는 모두 공동합의문 위반이다.

파업에 참가했던 노동자들은 사측의 합의 위반에 항의해 복귀를 거부하고 투쟁했다. 전국 동시다발 규탄 집회를 열었고, 매일 택배터미널에서 항의를 이어 갔다. 노동자들은 지난 1주일간 사측을 압박해 표준계약서 작성자를 2배 이상(1145명) 늘리고, 120여 명에 이르던 해고 통보자를 절반가량 줄였다.

노조는 해고 통보를 철회하지 않은 대리점 소장들을 부당 노동행위로 서울고용노동청에 고소하기도 했다. 생활물류서비스법에 따르면, 계약해지 시 60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둬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 대리점 소장들이 합의를 어기고 있다. 택배 터미널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직접 상대하는 대리점 소장들이 자신의 통제력 약화를 막으려고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CJ대한통운 원청도 못 본 체하며 소장들의 행태를 방조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3월 14일에 전국 동시다발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서울 CJ대한통운 본사 앞에는 수도권 조합원 50여 명이 모였다. 고광진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일산서구지회장은 또다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측의 뻔뻔함을 규탄했다.

“제대로 된 계약서도 없는 무법천지 택배 현장에서 [대리점 소장이] 나오라면 나오고 나가라면 나가는 [현실을] 바꿔 보자고 지난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표준계약서를 만들었습니다. 밤 10시, 11시 아니 새벽 1시, 2시까지 일하고 몇 킬로그램인지도 모르는 무거운 이형 상품(규정 외 상품으로 무게나 부피가 매우 큰 화물)을 배송하고 다녔습니다.

“일산서구의 대리점 소장은 부속합의서를 쓰지 않으면 표준계약서를 쓸 수 없다고 하고, [CJ대한통운] 일산서지사장은 뒷짐 지면서 사과부터 하라고 합니다. 이것이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현실입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수고용 노동자라고 이렇게 함부로 대하고 함부로 해고하고 종 부리듯 하는데 반드시 책임을 묻고 응징하겠습니다. 끝까지 싸워서 우리 노동조합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택배노조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한 노동자들(3분의 2 이상)은 3월 15일부터 복귀하되 신선식품 배송을 거부하는 등 현장 투쟁을 해서 미복귀자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 달 넘는 파업으로 조합원들의 생계 문제가 심각한 현실을 고려해 내린 결정일 것이다.

미복귀자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함께 싸워 성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