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0~0.25퍼센트로 낮췄던 기준금리를 0.25퍼센트로 인상했다. 금융 긴축 정책으로 물가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연준이 내년까지 10~11차례 금리를 인상해, 미국 기준금리가 3퍼센트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자 한국을 포함한 다른 여러 정부들도 외화 유출을 막으려고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벌써 세 차례 금리를 인상했다.(0.5퍼센트에서 1.25퍼센트로)

이에 따라 초저금리 속에서 크게 부풀어 오른 자산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2월 서울 집값은 0.04퍼센트 하락했고, 지방은 0.08퍼센트 올라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세를 보였다.

IMF는 지난해 10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선진국 집값은 14퍼센트, 신흥국은 22퍼센트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주식 시장도 지난해 고점보다 20퍼센트 가까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금리 인상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윤석열은 친시장적 정책들을 펴 자산 시장을 부양하려고 한다.

투기 부추길 부동산 시장 활성화 윤석열과 오세훈이 지난해 12월 13일 강북구 미아 재건축 현장을 돌아 보고 있다 ⓒ출처 서울시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이 대표적이다.

윤석열은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민간의 주택 공급을 늘리고, 종부세를 폐지하고, 양도세·취득세를 감면하는 등 감세를 하겠다고 한다.

민간임대주택에 아파트를 다시 포함시키는 등 임대 사업 제도를 활성화하고, 반면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축소할 계획이다.(문재인 매년 17만 호 공급 공약, 윤석열 매년 10만 호 공급 공약)

그러나 주택 시장이 이미 투기의 장이 된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는 투기 수요를 증가시키고 거품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금리는 오르니, 더더욱 부자들의 투기판인 것이다.

주식시장

윤석열은 주식 시장을 활성화한다며 주식 양도소득세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애초 주식 양도소득세는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 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비율 이상인 대주주에게만 20~30퍼센트 부과해 왔다. 내년부터는 주식·채권·펀드 등으로 연간 5000만 원 이상의 양도차익을 거둔 사람들도 과세 대상에 포함될 계획이었다.

그런데 윤석열은 과세 대상 확대뿐 아니라 기존 양도세까지 모두 폐지하겠다고 했다.

노골적인 도박판이라 할 수 있는 코인 시장도 육성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산업 육성을 위해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암호화폐 투자로 거둔 수익은 5000만 원까지 과세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 정책은 민주당도 지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윤석열의 시장 활성화 정책은 투기를 부추기며 부채 위기를 키울 것이다. 치솟은 부동산 등으로 인해 이미 한국의 가계 부채 증가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한국의 가계 부채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3배로 증가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은 실물 경제와 대비해 가계와 기업 부채 증가 추세가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더 커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금융의 취약성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다.

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가 서민 보호 대책일까

한편 좌파 일각에서는 금융 위기를 막으려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선 기간에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그런 제기를 했다. 참여연대도 총부채상환비율 규제에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하는 등 대출 규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러나 한국의 가계 부채 증가 속도가 특히 빠른 것은 이윤율이 낮은 상황에서 노동자들에게 가는 소득 몫은 줄고 자산 거품은 커져 온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했다. 부족한 수요를 대출을 통해 지탱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긴축을 한다면 노동자·서민에게 막대한 고통이 더 떠넘겨질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정부가 금리를 인상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치솟았다.

물가도 오르는데, 금리도 오르고, 그나마도 상대적으로 이자가 싼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워지면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서민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금리 인상은 은행과 같은 금융자본에게는 큰 이득을 준다. 지난해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중 은행들은 역대 최대 이자 수익을 거뒀다.

이것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에 대한 좌파 일각의 지지가 잘못된 이유다. 국가 경제의 안위(안정)를 더 먼저 걱정하기 때문이다.

부채 위기의 고통은 노동자·서민이 아니라 기업주와 부자들이 짊어지도록 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노동자·서민을 위한 대출 금리는 인하하고, 생계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지원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심상정·이재명뿐 아니라 윤석열조차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들에게 부채 탕감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부채 탕감은 소상공인만이 아니라 노동자와 청년 등에게도 대폭 확대돼야 한다.

임금 인상, 복지 확대, 주거 안정 등이 돼야 가계 부채를 그나마 줄일 수 있다.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로 인해 벌어진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이 치를 이유는 없다. 자본주의의 경제 안정성을 중시하며 노동계급에게 고통 분담의 불가피성을 설득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서민의 삶을 지킬 수 있는 요구를 일관되게 제시하며 투쟁을 전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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