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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 직격탄 맞고 있는 화물 노동자들의 목소리

최근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고, 경유 가격도 1920원이나 된다. 2008년 이후 최고치다. 이런 상황에서 화물 노동자들의 고통은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요소수 대란으로 화물 노동자들이 큰 타격을 받았고 회복이 채 되지 않았는데, 또 유가가 이만큼 상승을 하니까 고정 비용들이 두세 배씩 늘어나는 실정입니다.”(정진호 화물연대 대경본부 조직국장)

울산에서 11톤 트럭을 운전하는 박점환 씨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에 기름값이 290만 원 나왔어요. 이번 달은 2주 만에 180만 원을 썼으니 거의 400만 원은 나올 것 같아요.”

화물연대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3월 대비 올해 유류비 지출이 5톤 이하 트럭은 64만 원, 12톤 이상은 175만 원, 25톤은 250만 원 증가했다. 화물노동자 월 평균 순수입이 약 342만 원이었는데, 유가 인상분을 빼고 나면 반토막 나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3월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름값 폭등에 따른 화물노동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정부는 고유가 대책으로 유류세 20퍼센트 인하 조처를 7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화물 노동자들이 받는 유가 보조금은 유류세가 인하되면 함께 인하되게 돼 있다. 화물 노동자들은 유류세 인하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것이다.

“유가보조금을 105만 원 정도 받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73만 원 정도 받아요. 30만 원 정도 떨어졌어요.”(박점환 씨)

물론 안전운임제가 적용된 부문은 상황이 그나마 낫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장하는 제도인데, 유가 변동이 운임에 반영되게 돼 있다.

그런데 안전운임제는 전체 화물 차량 41만 대 중 단 6퍼센트인 2만 6000대(컨테이너·시멘트 부문)에만 적용된다. 게다가 문재인은 안전운임제 시행을 공약했지만 기업들의 압력 속에 단 3년만 시행해 올해 말에 종료될 예정이다(일몰제).

안전운임제가 시행되지 않는 부분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다.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원래 한 번 갔다 오면 보통 15만~20만 원 남았는데, 지금은 10만 원도 못 남긴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그러면 기름값 빼고, 톨비 빼고, 식대 빼고, 이리저리 빼고 나면 10만 원도 안 남아요. 그렇게 근무를 하면 한 달에 손해를 많이 보는 거죠.”(김성진 화물연대 금강지회장)

화물 노동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지만, 기업주들은 화물 운임을 올려 주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 내에도 10년 전, 20년 전 운임을 받고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정진호 대경본부 조직국장)

“물가 자체도 많이 오른 데다가, 운임은 전과 똑같이 책정하니 아무래도 심각하죠. 옛날에는 할부 차가 별로 없었지만 지금은 환경 규제 때문에 노후 차량이 별로 없는데 할부금이 다 들어가거든요. 그러니까 일 한 번 해서 버는 돈이 얼마 안 돼도 차를 굴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에요.”(김성진 금강지회장)

노동자들은 운임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을 하고 있다.

“안전운임제 혜택을 못 받는 곳들은 곳곳에서 파업이 진행되고 있어요. 기름값은 올랐는데 혜택은 못 받고, 기업들이 운송료도 안 올려 주니까 파업할 수밖에 없는 거죠.”(김성진 금강지회장)

또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고 적용 대상을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고 품목을 확대해서 화물 노동자들의 고충을 풀어 달라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입니다.”(정진호 대경본부 조직국장)

화물연대는 4월 2일 지역별 투쟁 선포식을 할 계획이다. 치솟는 유가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기업들은 운임은 대폭 인상하고, 정부는 즉각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