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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선거 - 좌파 분열이 주된 패인이다

우파들이 출마한다고 해서 좌파가 늘 단일 선본을 구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파가 꽤 득표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대체로 좌파들은 선거에서 단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우파가 급부상할 것 같지 않거나, 주류 좌파 경향의 심각한 배신 때문에 다른 좌파가 독립적 대안을 건설해야 할 때는 복수의 선본으로 출마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즉, 구체적 세력 관계와 정치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경희대의 경우, 좌파가 강력하긴 하지만, 올해 총학생회 선거에서 좌파가 분열해도 우파에게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번 선거에서 중도 자유주의 경향의 선본이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파가 조직 좌파의 약점을 이용해 중도 성향의 표를 어느 정도 모을 수 있었다. 게다가 올해 총학생회 선거 무렵, 사회 전반의 이데올로기가 좌파들에게 유리하지 않았다는 것도 변수였다.

따라서 좌파들은 단일 선본 구성을 진지하게 고려했어야 했다. 선거 직전에 경희대 좌파 민족주의 경향은 뉴라이트 등장을 매우 경계했는데, 그에 비춰본다면 단결에 대한 고려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 의아한 일이다.

좌파들 사이에 심각한 정치적 차이가 있어 분열이 불가피했던 것도 아니었다.

조명훈이 지적했던 것처럼, 반미청년회 경향 선본은 올해 총학생회에 대해 불필요하게 흠집 내려 했는데, 이는 두 선본 사이의 진정한 정치적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물론 분열 이후에도 좌파들의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분열 자체가 선거 결과에는 훨씬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