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100일이 지난 지금, 러시아의 공격과 나토의 확전이라는 암울한 패턴은 계속되고 있다.

5월 31일(현지 시각)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로켓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는 400억 달러[약 51조 원] 규모에 이르는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의 일부이다.

이번 무기 지원에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과 사거리가 80킬로미터에 이르는 정밀 타격 포탄이 포함돼 있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뉴욕 타임스〉에 이렇게 썼다.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더 진보한 로켓 시스템과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전장에서 주요 표적을 더 정확히 타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 인사는 우크라이나가 HIMARS로 러시아 영토를 포격하지 않겠다고 미국에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 총리 올라프 숄츠는 독일의 가장 현대적인 대공 방어 체계인 IRIS-T와 적의 포대를 감지할 수 있는 레이더 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며칠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올렉시 레즈니코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덴마크를 통해 대함 미사일 하푼을 수령 중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주곡사포 M109 팔라딘을 미국에게서 직접 지원받기도 했다. M109 팔라딘은 45킬로그램짜리 포탄을 발사할 수 있고 사거리가 40킬로미터나 된다.

M109 팔라딘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직접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 ⓒ출처 DVIDS

오싹하게도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주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 야르스 등의 핵전력을 동원한 군사 훈련을 벌였다고 밝혔다.

러시아 서부 이바노보주(州)에서 벌어진 이 훈련에는 장병 1000명을 동원한 야르스 기동 훈련이 포함됐다. 야르스의 사정거리는 1만 킬로미터가 넘는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가 마지막으로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 며칠 전인 2월 19일이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돈바스 지방의 임시 주도(州都)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州) 주지사에 따르면, 6월 1일 현재 러시아는 세베로도네츠크의 70퍼센트를 장악했다. 주민 대부분이 피난을 떠났고 폭격으로 파괴된 이 도시는 전쟁 전 10만 명 넘게 살던 곳이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렇게 보도한다. “유럽의 동맹국들이 갈수록 분열하면서 서방의 대(對)러시아 전선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프랑스·독일을 비롯한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갈수록 더 강력한 무기를 쏟아붓는 것에 따를 대가와 위험성을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이 정부들은 대중의 생계비 위기가 심각해지고 물가 상승과 공급 대란으로 분노가 점점 커지는 것에 압박을 받고 있다.

5월에 실시된 한 여론 조사에서는 독일인의 46퍼센트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화기 지원이 늘어나 전쟁이 우크라이나 밖으로 번질까 봐 두렵다고 답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인들도 비슷한 비율로 그렇게 답했다.

5월 20일 이탈리아에서는 비교적 급진적인 소규모 노동조합들이 파업을 벌이며 생활비 관련 요구와 함께 나토의 전쟁 개입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6월 12일과 19일에 총선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은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을 신뢰할 수 있다. 영국과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대 서방 사이에서 벌어지는 더 광범한 전쟁의 최전선”으로 여긴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미국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리고 유럽연합은 일부 균열이 있지만, 휘발유·가스·전기 요금이 오르는데도 계속해서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서방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겪은 수모를 만회하고 러시아를 굴복시킨 뒤 중국과 대결하기를 바란다. 푸틴은 돈바스 지방을 어느 정도 점령하면, 모종의 승리를 선언해 국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다른 인접국들에 러시아의 힘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런 강대국들 사이의 대리전에 휘말려 있다. 양측의 강대국들 모두 자신의 제국주의적 이익에만 혈안이 돼 있다.

비극이 시작된 지 100일을 넘기고 있는 지금, 러시아와 서방 모두에서 저항의 새로운 국면이 펼쳐져야 한다. 제국주의적 참극에 대한 반대와 노동계급의 생활 수준에 대한 공격에 맞선 반격을 융합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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