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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저널〉:
“한국, 미국에 우크라이나로 갈 무기 판매하기로”

155mm 포탄. 한국의 포탄 제공은 포탄 재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미국의 부담을 덜어 줄 것이다 ⓒ출처 우크라이나 국방부

11월 10일 미국 언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비밀 합의로 우크라이나군에 포탄 10만 발을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렇게 보도했다.

“그 합의를 잘 아는 미국 관리들은 미국이 155밀리미터 포탄 10만 발을 구입해 우크라이나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포병 부대가 최소한 수주간 고강도 전투를 치르기에 충분한 양이다.

“한국 국방장관 이종섭과 미국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이 이달 초에 만나 포탄 거래를 진전시키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워싱턴의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즉각적인 언급을 피했다.”

WSJ은 한국이 이런 합의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보내지 않겠다는 공언”을 지키면서도 미국에 협조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한국의 포탄 제공은 포탄 재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미국의 부담을 덜어 줄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치열한 포격전을 벌이면서 지난 8월 미군의 155밀리미터 포탄 재고는 미국 국방부가 우려할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금은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미국 관리들은 전한다.”

한국 정부의 포탄 제공과 별도로, 미국은 이달 초 주한미군이 보유한 포탄을 선적해 우크라이나로 보냈다. WSJ은 주한미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주한미군이 일부 장비의 제공을 요청받았었다고 보도했다.

최근 한반도에서 한·미 연합 훈련과 한·미·일 연합 훈련,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가 교차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그렇지만 미국 관리들은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이 한국군의 대비 태세를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WSJ은 전했다.

그리고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발전하는 미사일 전력, 더 일반적으로는 국방 현대화와 방위 산업의 역량 증대 덕분에 한국이 유럽과 다른 파트너들에게도 무기를 공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한국과 폴란드의 무기 거래도 언급했다. 얼마 전 한국 정부가 전차, 곡사포, 로켓 발사대 58억 달러어치를 폴란드에 판매하기로 했는데, 이는 “폴란드가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는 것을 용이하게 해 줄 것이다.”

한편,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제3국들을 경유해 북한에게서 포탄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이를 부인했다.

대리전

WSJ이 보도한 미국을 통한 한국의 무기 공여는, 예전에 미국 정부가 한국 등 러시아와의 관계를 의식하는 국가들에 제안했던 방식과 동일하다. 지난 5월 미국 국방장관 오스틴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열린 43개국 회의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무기 제공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제국주의 대리전을 대놓고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물량을 최대한 쏟아붓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한국이 무기를 우크라이나로 보내면 양국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무기 제공은 한반도와 그 주변 정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11월 3일 미국 전략사령부 사령관은 한 비공개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준비운동”에 불과하며, “가까운 미래에 찾아올, 장기화될 중국과의 충돌”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더한층의 적대 행위” 같은 일이 그런 일의 방아쇠가 돼 동아시아에서 커다란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불안정이 증대하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대리전을 돕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 좌파는 한국의 무기 제공 반대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적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