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 삼각지역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 윤석열 퇴진’ 토요 촛불 집회가 열렸다. 집회 장소가 평소와 달리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바뀌고 비가 많이 내리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았다.

이태원 참사가 윤석열의 책임이고 윤석열을 물러나게 하자는 집회의 메시지는 선명했다. 지난 한 주 동안 거듭된 윤석열의 책임 회피와 역공 시도 때문에 참가자들의 분노는 더 커진 듯했다.

그래서 대열은 비가 쏟아지는데도 꾸준히 늘었고, 집회 마지막까지 흩어지지 않고 발언을 경청하고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11월 12일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같은 시각 서울시청에서는 민주노총과 전국민중행동이 (퇴진 요구를 걸지 않는) 별도의 추모 촛불 집회를 열고 있었다. 퇴진 집회의 사회자는 “반 윤석열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곧 더 큰 촛불로 하나가 돼야겠죠?” 하고 말하며 집회를 시작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한 유가족의 발언이 녹화 영상으로 공개됐다. 딸을 잃은 황망함과 유가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윤석열 정부 때문에 느끼는 막막함과 분노가 느껴졌다.

“참사 원인이 하나도 밝혀지지 않고 지금 현재까지 장례를 치르고 거의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유가족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렇게 있을 수가 없어서 먼저 이렇게 나섰습니다.

“다른 유가족들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가족들이 만나서 서로 고통을 나누고 또 이 참사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들을 교환하고 그런 장이 있어야 되잖아요. 근데 그런 게 없으니까 지금 저도 답답합니다.”

그리고 퇴진 집회 참가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제 딸의 희생을 여러분들이 애도해 주시고 지금 하는 것,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도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집회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희생자의 아픔에 함께하고 위로해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국가는 무엇인가 11월 12일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윤석열 퇴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무대 발언 중에서는 통일운동 활동가들과 연구자에 대한 국가보안법 탄압을 비판하면서 윤석열의 반격 시도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눈에 띄었다. 이에 맞서려면 퇴진 운동이 더 커져야 하고, 다음 주말인 19일 촛불에 더 많이 모이는 게 중요하다.

한 대학생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윤석열의 남북 대결 정책을 규탄했다.

같은 날 전국노동자대회를 한 민주노총 등이 별도의 추모 촛불 집회를 여는 등 윤석열 퇴진 요구와 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퇴진 집회의 지속과 성장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악천후 속에서도 기세 있게 치러진 이날의 퇴진 집회는 의미가 있다.

이날 집회에서 “윤석열은 물러나라”를 헤드라인으로 한 〈노동자 연대〉 신문이 수백 부 팔렸는데, 이는 집회 참가자들이 좌파의 주장도 배척하지 않고 관심을 보인다는 의미이다.

11월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릴 전국 집중 대회에 윤석열 퇴진을 바라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11월 12일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청년·학생들이 소리 높여 윤석열 퇴진을 외치다

이날 퇴진 집회 전 같은 장소에서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가 주관하는 ‘11·12 청년대학생 행동의 날’ 집회도 열렸다.

집회 전에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을 비롯한 청년·학생들이 삼각지역에서 신용산역을 왕복하는 행진을 벌였다. 빗속에서도 힘차게 행진했다.

“이태원 참사, 국가는 없었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안전 포기하고 집회·마약 단속 우선. 참사의 진정한 책임자 윤석열 퇴진하라.”

참가자들은 다양한 구호가 적힌 배너와 팻말을 치켜들고 퇴진 구호를 소리 높여 외쳤다. 거리를 지나다가 박수와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 행진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 ⓒ강혜령

집회에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나왔다.

“정부는 안전 대책 대신 마약 단속을 하겠다며 사복 경찰을 배치했습니다. 국민을 보호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감시한 것입니다.

“대학생들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대고자 편의점 김밥을 먹으며 알바 뛰고, 사회초년생부터 빚쟁이로 전락하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등록금 인상을 논합니다.”

“법과 원칙 운운하며 살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압박했습니다. 재벌과 부자에게는 감세해 주고 민생 복지 예산은 대규모로 축소했습니다. 이게 다 국민을 죽이는 일 아니면 무엇입니까?”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청년·학생들의 외침은 큰 박수를 받았다. 더 많은 청년·학생들이 윤석열 퇴진을 함께 외치면 좋겠다.

“이태원 참사·생계비 위기·전쟁 무기 지원·기후위기 악화. ‘개노답’ 윤석열 퇴진이 답이다.”

폭우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촛불 11월 12일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윤석열 퇴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11월 12일 오후 삼각지역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촛불에 참가한 모녀가 윤석열 정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청소년들이 12일 오후 삼각지역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서지애
11월 12일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11월 12일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은 물러나라 11월 12일 오후 삼각지역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에서 <노동자 연대> 독자들이 신문을 판매하고 있다 ⓒ이미진
11월 12일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11월 12일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