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노동자가 파업 이유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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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5개월 만에 다시 파업에 나섰습니다. 벼랑 끝 생계비 위기와 정부의 약속 위반 때문입니다.(본지 442호 ‘화물연대 파업: 생계비 위기에 대한 광범한 불만을 대표한다’를 보시오.) 전국 곳곳에서 투쟁하는 화물 운송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 봤습니다.
□ 권영한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 화물연대 대전지역본부 한국타이어지회 조합원)
물가와 기름값이 폭등해서 힘듭니다.
윤활유, 타이어, 세차 비용, 부품비, 정비 공임료 모두 연쇄적으로 올랐습니다. 오르지 않은 게 없어요. 미쉐린 타이어만 해도 한 개에 48만 원 하던 것이 이제는 76만 원으로 올랐어요.
전기세, 가스비까지 물가도 많이 올랐잖아요.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아도 이런데, 과거의 운임체계로 돌아가면 버텨 낼 사람이 없습니다.
구속을 각오해서라도 우리의 최저 생계를 위해 안전운임제 일몰제가 폐지되고, 전 차종·품목에 걸쳐서 소외됐던 노동자들도 적용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연대가 20년간 줄기차게 요구해 온 것입니다. 인간답게 살아 보겠다는 의지들이 강합니다.
이번 투쟁은 정부와의 투쟁입니다. 윤석열이 직접 나서 화물연대를 불법 단체로 매도하고, “법과 원칙”대로 대응한다고 하고 있어요.
윤석열 정부는 무역협회 등 화주
이태원 참사도, 민주주의나 외교 등에서도 윤석열 정부는 모든 게 문제입니다. 노동 정책에서도 자본가 편만 들고 있어요. 윤석열 정부는 지지율이 10퍼센트가 돼도
노동자들, 서민들은 계속 어려움에 빠질 것입니다. 윤석열이 ‘자유’ 운운하는 것도 그들만의 자유일 뿐이에요.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켜야 합니다.
□ 이금상 (정유제품 운송,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 에쓰오일지부 지부장)
생활 물가, 할부와 이자 비용, 유가, 차량 수리비 등 모든 것이 올랐어요. 그런데 운송료는 그대로이니 정말로 생존권을 위한 투쟁일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 문제도 심각해요. 차량 한 대가 대략 2억 5000만 원에서 3억 원 합니다. 할부와 이자 비용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많은 오일탱크로리
대한송유관공사, 각 정유사들은 365일 24시간 동안 쉼 없이 가동돼요. 물량이 많을 때는 수면이나 휴식 시간조차 없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야간·심야수당, 휴일수당조차 없었죠.
게다가 오일탱크로리는 취급 과정에서 폭발 위험성이 있는 유증기가 발생해요. 이걸 마시면 건강에 심대한 악영향이 생깁니다. 암 발생, 신경계통 손상, 치매 등 건강에 이상이 있는 노동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안전 장비 지원도 거의 없습니다. 겨우 일반 마스크를 지급하면서, 우리더러 알아서 하라는 식입니다.
위험물 운송은 24시간 운행하기 때문에 과로에도 취약해요. 한 번 사고가 나면 일반 대형차량과 달리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죠. 사고로 차량이 전복돼서 위험물이 노출되면, 수질, 토양, 공기 오염 문제가 벌어집니다. 그 피해가 엄청날 수 있죠.
그래서 과로나 과속을 하지 않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안전운임제입니다.
오일탱크로리 부문에서는 지난 4월에 에쓰오일에서 처음으로 노조 가입을 시작했습니다. 6월 화물연대 총파업 투쟁 때 우리는 24일간 파업을 했습니다. 원청인 에쓰오일과 협상해서 운송료와 노동조건을 상당히 개선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3사에서도 빠른 속도로 노조 가입이 늘었습니다. 5개월 만에 전체적으로 900여 명이 가입했습니다.
이번에 정유 4사의 위험물 운송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함께 파업을 합니다. 총파업 투쟁에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화물 노동자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항상 가진 자들 편에서 정책을 펴기 때문에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 박점환 (택배·사료 등 운송, 화물연대 울산지역본부 강북3지회 조합원)
화물 노동자들은 숨만 쉬어도 지출이 생겨요. 비싼 차 할부값 내야 하고, 번호판, 지입료 값, 보험료 등 기본적으로 한 달에 200만 원은 나갑니다.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며칠 전엔 냉각수 펌프를 수리했는데 50만 원이나 들었어요.
한 동료가 말하길, 1990년대에 운송료가 서울에서 울산까지 51만 원 받았는데 30년이 흐른 지금도 똑같다고 했어요.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이 확대되는 게 정말 필요해요. 우리 같은 콜바리
이런 불안정과 이중 착취 구조를 없애려면 안전운임제가 전 품목으로, 차종으로 번져 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