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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우파, 국민의힘 조직적 입당

윤석열 정부 퇴진 촛불 집회에 맞서는 우익 집회가 매주 광화문과 덕수궁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이 이끄는 자유통일당이 연 10월 10일 광화문 집회는 수만 명 규모에 이르렀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초부터 지지율이 하락하며 정치적 위기에 빠지자 전광훈은 “이대로 놔두면 [윤석열이] 탄핵당한다”며 10월부터 거리 집회를 다시 시작했다. 12월 7일에는 우익 유튜버를 끌어모아 ‘120대 유튜브 연합 창단대회’도 열었다.

전광훈은 극단적 발언과 기괴한 언행 때문에 보수 개신교 내에서도 반발을 많이 사 왔다. 하지만 국내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한 대형교회의 목사와 장로들이 그를 적극 지지해 왔다.

2018년 이후 우익 집회의 주 동력은 개신교 우파에서 나왔다. 그 핵심에 있는 전광훈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매주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을 ‘간첩’이라고 비난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끌었다.

개신교 우파가 신도를 동원해 대규모 집회를 조직하는 것은 2000년대부터였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중심으로 한 개신교 우파 세력은 노무현 정부 출범 1주일이 채 안 된 3월 1일 대규모 구국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그 뒤에도 여러 차례 대규모 집회를 열어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미약한 개혁 시도(국가보안법 개정, 사립학교법 개정 등)를 좌절시키는 일등공신이 됐다.

개신교 우파는 미국의 기독교 우파를 모방해 거리 동원을 통해 힘을 과시하고 우파 정치인들과의 연계를 늘려 왔다.

대선에도 적극 뛰어들어, 이명박, 박근혜의 당선에 기여했다.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에는 공식 정치에 끼치는 영향이 커졌다. 박근혜 퇴진 운동 당시에는 맞불 집회를 열며 계엄령 선포를 요구했었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야당이 된 주류 우파 정당은 아스팔트 우파와 거리를 두는 척했다.

관계 유지

하지만 실제로는 우파 정치인들이 가두 우익의 활동과 관계를 유지했다. 전광훈이 거리 집회를 조직하며 분열되고 위축됐던 아스팔트 우파를 결집시키자 주류 우파 정치인들은 전광훈 세력을 지원했다.

2019년 9월 전광훈이 주도해 결성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에서 본부장은 이재오(현 국민의힘 상임고문)였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호영은 당시 결성식에 참석했다. 현 서울시장 오세훈, 현 대구시장 홍준표, 현 경사노위 위원장 김문수, 국민의힘 전현 원내대표 권성동·김기현,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정진석, 국회의원 장제원도 당시 준비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그해 10월 3일 ‘조국 사퇴, 문재인 하야’를 요구한 광화문 집회에는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 원내대표 나경원, 전 대표 홍준표, 전 경기도지사 김문수가 참가해 연설했다.

최근 전광훈 세력은 국민의힘에 조직적으로 입당하고 있다. 내년 3월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추천인 전광훈’을 쓴 입당 원서가 쏟아지고 있다(〈중앙일보〉). 윤석열이 지지할 후보가 누구일지를 봐야겠지만, 전광훈은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였던 황교안을 지지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에도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태극기 부대’(박근혜 탄핵을 반대한 ‘친박’ 단체 등을 뜻함)가 조직적으로 입당해 황교안을 지지했었다.

경제적·지정학적 위기가 심화하고 지지율이 하락하자 윤석열 정부는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보수 우파 결집을 위해 호전적 주장과 황당한 색깔론 비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전광훈과 함께 자유통일당에서 활동한 김문수가 경사노위 위원장이 된 것이 아스팔트 우파를 고무하는 듯하다. 김문수가 국회에서 문재인을 “확실한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한 것을 윤석열이 두둔한 것도 마찬가지 효과를 낸다.

앞으로 경제적·지정학적 위기가 깊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주류 우파와 아스팔트 우파의 상호작용은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에 맞서는 대중 투쟁이 더욱 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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